노출 장면이 포함된 성평등 영화를 중학교 수업 중 상영한 교사가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광주지법 행정1부(양영희 수석판사)는 A교사가 광주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정직처분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6일 밝혔다.
한 중학교에서 도덕을 가르친 A교사는 2018년 7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1·2학년 성 윤리 수업의 하나로 프랑스 단편영화 '억압당하는 다수'를 교실에서 상영했다.
영화에는 윗옷을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남성에 빗대 상반신을 노출한 여성이 등장하거나, 여성들이 남성을 성폭행하려는 장면이 나온다.
해당 장면은 '미러링' 기법으로서 전통적인 성 역할을 뒤집어 표현했다.
이러한 수업 방식은 교육계 안팎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고, 교육청은 A교사에게 정직 3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A교사는 "수업의 내용과 구성 및 진행방식은 교사의 고유 권한이며 그 내용에 문제의 소지가 있더라도 장학지도 대상일 뿐 징계의 사유가 될 수는 없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패소하자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의 성적 만족을 위한 동기나 의도가 없었더라도 학생들 관점에서는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행위로서 사회적인 의미에서 성희롱 범주에 포함된다"라며 1심과 마찬가지로 A교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교직원의 학생 성희롱 근절이라는, 징계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원고가 입은 신분상 불이익에 비해 작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 당시 프랑스 최대 중등교원노조 SNES-FSU는 A교사에게 지지와 연대를 나타내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성평등이 시민교육과 보편적인 가치인 관용, 민주주의, 자유와 평등을 통하여 이루어진다"며 "교육이 한 사회에서 성평등을 방어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