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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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예물 샀는데”…루이뷔통그룹 한국 고객 정보 2900여건 유출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가 해킹 공격을 받아 한국 고객 정보 2900여 건을 유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6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명품업계에 따르면 태그호이어는 2019년 말부터 2020년까지 홈페이지를 새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해커의 공격을 받아 온라인에서 보관하던 세계 고객의 이름, 성별, 출신 국가 등의 개인정보를 탈취 당했다.

 

태그호이어 매장. 연합뉴스

유출된 정보에는 한국 이용자의 개인정보 2900여건이 포함됐다.

 

태그호이어는 이런 사실을 수년간 인지하지 못하다가 지난해 5월 해커의 협박으로 알게 된 후 뒤늦게 개인정보위에 신고하고, 정보 주체에게 통지했다.

 

당시 적용된 옛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 유출을 알게 된 후 24시간 이내에 개인정보위에 신고하고, 이용자에게도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태그호이어는 이 기한을 넘겨서 '늑장 신고'를 한 것으로 개인정보위 조사에서 확인됐다.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한 고객이 '태그호이어 아쿠아레이서 에메랄드 그린 에디션'을 착용해보는 모습. 뉴시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고객의 정보가 털렸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경미한 사고라고 판단했거나 후속 조치가 적절했다고 보면서 별도의 처분을 내리진 않았다고 태그호이어 측에서 알려왔다”며 “처분을 내린 것은 한국이 처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2월 14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태그호이어의 모기업이라 할 수 있는 '태그호이어 브랜치 오브 LVMH 스위스 매뉴팩처러'에 개인정보 유출로 과징금 1억2600만원, 안전조치 및 신고통지 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78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으나, 의결 내용이 비공개로 결정되면서 이런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프랑스 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회장의 다섯 자녀 모두 LVMH 그룹 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걸그룹 블랙핑크 리사와 열애설이 나 화제가 됐던 아르노 회장의 넷째 아들 프레데릭 아르노는 태그호이어 부문에서 2017년부터 일해 2020년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바 있다. 올해 초에는 LVMH의 시계 부문 CEO로 승진했고, 최근 LVMH 지주회사의 대표(managing director)로 임명됐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