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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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평가 받는 ‘애플 AI’… 삼성, 업그레이드 AI로 맞선다

7월 ‘갤럭시 언팩’ 새 무기 공개

애플 인텔리전스 시장 평가 반전
폰의 개인정보 활용 편의성 높여
시리·챗GPT 결합… ‘AI 비서’ 변신
2024년 하반기 AI폰 공식 출시 예정

삼성, 음성비서 ‘빅스비’ 진화 예고
파리서 폴더블폰 최적화 AI 공개

공개 직후 전문가들로부터 ‘세상에 이미 있던 인공지능(AI)’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애플의 AI 전략 ‘애플 인텔리전스’가 시장에선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애플의 자체 음성 비서 ‘시리’가 오픈AI의 챗GPT와 결합하면서 대폭 향상된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 덕이 커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애플 인텔리전스 공식 출시 전까지 업그레이드된 ‘갤럭시 AI’를 선보여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사진=뉴시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새 AI 전략을 공개했을 때 주가가 2%가량 하락했다. “혁신은 없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뤄서다. 애플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이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가 있다면 나도 실제 지능(Actual Intelligence)이 있다”고 저격했을 정도였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인 삼성모바일 US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새롭거나 획기적이지 않다”는 견제구를 던졌다.

일주일도 안 돼 시장 평가는 반전됐다. 애플 주가는 애플 인텔리전스 공개 이튿날부터 3일 연속 상승 랠리를 달리더니 13일에 애플을 5개월 만에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복귀시켰다.

테크(기술) 업계는 애플 인텔리전스에서 시리의 역할에 주목했다. 그간 ‘AI가 할 수 있는 일’은 문서 요약, 사진 편집 등 단순 작업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챗GPT 최신 버전인 ‘GPT-4o’와 결합한 시리는 복잡한 음성 지시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신 산업계에나 적용됐던 기능을 애플 스마트폰을 가진 누구나 활용하게 되면서 진정한 ‘내 손 안의 AI 비서’가 생기는 것이다.

실제 애플이 WWDC에서 선(先)공개한 시리는 스마트폰 내 개인 정보를 학습해 사용자의 삶을 이해하고, 그에 기반한 지시를 수행했다. 시리에게 “영철이가 추천한 팟캐스트 좀 재생해줘”라고 말하면 시리가 사용자와 영철이 나눈 이메일, 문자 등을 검색해 해당 팟캐스트를 찾아주는 식이다. 또 “토요일에 바비큐 파티에서 찍은 사진을 영희에게 보내줘”라고 말하면 시리가 AI로 관련 사진만 선별해낸다. 이 과정에서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를 넘어선 기능이 필요한 지시 사항은 GPT-4o의 클라우드를 활용해 수행한다. 이는 삼성의 갤럭시 AI와 같은 ‘하이브리드 AI’ 방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이에 “애플이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오픈AI에 판매하는 격이다. 용납할 수 없는 보안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애플 기기 실사용자들은 정보 보안보다는 개선될 시리의 편의성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삼성은 한 발 앞서 자체 음성 비서 ‘빅스비’의 진화를 예고한 상태다.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MX)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4월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빅스비에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을 탑재해 앞으로 더욱 스마트해질 수 있도록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7일 삼성전자 뉴스룸 기고문에선 “곧 갤럭시 AI 실시간 통역 기능을 삼성전자 앱(애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음성 전화 기능을 지원하는 다양한 서드파티 메시지 앱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모두 WWDC 2024 전에 나온 발언인데, 애플 인텔리전스의 시리와 닮은꼴이다.

삼성은 우선 내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폴더블폰에 최적화된 새로운 갤럭시 AI를 선보이며 후발주자인 애플의 추격을 견제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갤럭시 S24 시리즈로 글로벌 AI폰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