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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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17일 7개 상임위 구성 밀어붙일 듯… 국회의장 “여야 협의 지켜보고 있다”

독주 부담… 본회의 또 미뤄질 수도
與 “11개 상임위 구성 백지화” 요구
野 “태업 멈추고 7개라도 받아라”
정무위 구성해 金여사 청문회 방침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원 구성을 더는 늦출 수 없다며 17일 단독 본회의를 열어서라도 상임위원장이 선출되지 않은 7개 상임위 구성을 강행할 태세다. 그러나 ‘야당 독주’로 비칠 가능성에 우원식 국회의장과 야당 일각이 부담을 느끼고 있어 본회의가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장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있는 가운데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이 상정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관계자는 16일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원 구성 협상에 전혀 응하지 않는 바람에 우리 쪽에서도 여당과 협상하려는 기류가 저조해진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17일 본회의가 열리기를 희망하지만, 열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야당이 요청했던 지난 13일 본회의를 우 의장이 한 차례 미뤘는데, 재차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너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당내 일각의 우려도 제기된다.

 

우 의장은 이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운영 종료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에 “(본회의 관련) 여야 간 협의하고 있고, 협의를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국회법상 각 상임위원장은 여야가 본회의 표결로 선출한다. 다만 관례에 따라 여당이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두는 운영위원장을 맡고, 다수당은 소수당에 법제사법위원장을 양보해 왔다. 그런데 22대 국회 들어서는 이들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모두 가져가면서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18개 중 11개 상임위를 야당 단독으로 ‘반쪽 구성’한 민주당은 나머지 7개 상임위 구성도 더는 미뤄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직 구성되지 않은 상임위는 정무·기획재정·외교통일·국방·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정보·여성가족위 7곳이다. 민주당은 이들 상임위원장을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둔 상태다. 민주당은 이 중 국민권익위를 담당하는 정무위를 조속히 구성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관련 청문회를 추진할 방침이다. 권익위는 김 여사의 가방 수수가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사위만은 양보해달라’는 여당의 ‘타협안’도 민주당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21대 국회 때 우리가 다수당이었지만 국민의힘이 법사위를 틀어쥐고 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법사위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 상임위 운영과 새 대법관 후보 추천 등 현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 “생떼가 길어질수록 피해의 몫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명분 없는 장외 태업 그만두고 7개 상임위에서라도 일하는 모습부터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여당이 앞선 11개 상임위 구성 백지화를 요구한 것을 두고는 “정시 출발해 정상 운행 중인 기차에서 뛰어내리라는 꼴”이라고 선을 그었다.


배민영·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