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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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평화회의 폐막’ 공동성명에 10여개국 빠져…“모든 국가 정치적 독립 위해 무력 사용 자제”

우크라이나 휴전·종전과 전쟁 후 재건 방안을 논의하는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10여개국이 빠진 채 80개국만 공동성명(코뮈니케)에 합의해 아쉽게 마무리됐다. 당초 불참한 러시아·중국을 포함해 ‘러·중’ 진영의 일부 국가들도 서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사진=AFP연합뉴스

스위스 연방정부는 16일(현지시간) 니드발젠주 뷔르겐슈톡에서 100여개국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이틀간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83개 국가·기관이 서명한 공동성명 채택과 함께 막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는 참가국이 국제법 등을 기반으로 우크라이나의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를 위해 건설적으로 지속해서 논의하고, 모든 국가의 영토보전과 정치적 독립을 위해 무력 사용을 자제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우크라이나의 원전 시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정해 놓은 원칙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주권적 통제 속에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흑해와 아조우해에서 자유롭고 안전한 상업적 항해와 항구 접근이 중요하며 우크라이나의 농산물을 제공해야 하고, 식량 안보를 어떤 식으로든 무기화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공동성명에 포함됐다. 전쟁포로의 완전한 교환·석방과 난민이 된 우크라이나 아동·민간인 억류자의 송환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10여개국이 공동선언문에 서명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규모의 첫 회의라는 의미가 빛이 바랬다. 비서명국은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러시아∙중국이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 소속이다. 이들은 정상급이 아닌 장관급 이하 대표단이 참석했다. 브릭스 가입이 승인된 사우디아라비아와 가입을 추진 중이거나 관심을 표명한 인도네시아, 태국, 리비아, 바레인도 공동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들 비서명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우려해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들 비서명국의 공통점을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라고 전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