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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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작사가 만든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토니상 쾌거… 의상 디자인상 수상

제77회 토니어워즈에서 한국계 디자이너 린다 조 수상…“이 쇼엔 특별한 게 많다”
10년 전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에 이어 10년 만에 두 번째 수상
제작사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린다 조 덕분에 관객들 순식간에 개츠비의 세계로 빠져들어”
조명 디자이너 김하나, 뮤지컬 ‘아웃사이더스’로 토니상 조명 디자인상 수상

한국 제작사가 만든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 시상식에서 ‘의상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16일(현지시간) 뉴욕 링컨 센터에서 열린 제77회 토니어워즈에서 ‘위대한 개츠비’의 한국계 무대의상 디자이너 린다 조가 뮤지컬 부문 의상 디자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린다 조는 2014년에도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로 같은 상을 거머쥔 베테랑 의상 디자이너다. 서울에서 태어난 지 9개월 만에 부모를 따라 캐나다로 이주했고, 지금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린다 조는 시상식 뒤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쇼(‘위대한 개츠비’)엔 정말 특별한 게 많다. 프로듀서는 한국인이고 여주인공은 아시안이다. 정말 특별한 일과 사람들로 가득한 작품”이라며 “이 뮤지컬 의상을 위해 함께 일한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제77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로 의상 디자인상을 받은 베테랑 의상 디자이너 린다 조. 로이터연합뉴스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프로듀서)는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토니어워즈에서 의상 디자인상을 받게 돼 무척 기쁘다”며 “린다 조가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여 1920년대 의상을 세련되고 멋지게 재현한 덕분에 관객들은 순식간에 개츠비의 세계로 빠져들어 몰입하고 함께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가 주도해 현지 제작·창작진과 손잡고 무대에 올린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각색했다. 1920년대 미국 시대상을 투영한 다채로운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꿈과 사랑, 욕망이 가득한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4월 25일 브로드웨이 시어터에서 정식 개막한 후 3주 만에 매출액 128만달러(약 18억원)를 돌파하는 등 순항 중이다. 오픈런(open run·폐막일을 정하지 않고 무기한 상연) 형식으로 브로드웨이에 선보인 ‘위대한 개츠비’는 당초 11월까지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현지 관객의 호평에 힘입어 내년 봄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

 

이 작품은 얼마전 진행된 제68회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 ‘최우수 무대 디자인상’을 받고, 관객 투표로 결정되는 제21회 씨어터 팬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총 19개 부문 중 ‘최우수 작품상’과 극본상, 음악상, 연출상 등 9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77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아웃사이더스’로 동료 브라이언 맥데빗과 조명 디자인상을 공동 수상한 김하나가 기쁨에 겨워 울먹거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이날 토니상 시상식에선 조명 디자이너 김하나가 뮤지컬 ‘아웃사이더스’로 동료 브라이언 맥데빗과 뮤지컬 부문 ‘조명 디자인상’을 공동 수상했다. 서울대 미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석사 학위를 마친 김씨는 뉴욕 링컨센터, 뉴욕 퍼블릭 시어터, 맨해튼 시어터 클럽 등 미국 각지에서 다양한 무대 디자인 작업을 해왔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