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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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긴장에 글로벌 방위산업체들 인력 채용에 속도

글로벌 방산업체들이 늘어난 무기 주문량에 빠른 속도로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유럽의 방위 및 항공우주 기업 20곳의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올해만 수만 명을 채용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 항공우주방위산업협회(ASD)의 얀 파이 사무총장은 “냉전 종식 이후 방위산업 분야에서 단기간에 가장 높은 주문량 증가를 기록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우크라이나의 케르손 지역의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대공포 옆에 서서 하늘을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방산업체들이 인력 채용에 집중하는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국 정부가 군사비 예산을 늘리며 무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저조했던 주문량이 갑자기 급증한 것이다. 여기에 세계 곳곳의 디지털 기술 경쟁과 코로나19 때의 인력난 회복이 겹치며 업계 전반의 채용이 급증했다.

 

기업들은 수습 직원부터 임원까지 직책 전반을 충원할 계획이다.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이버 보안 분석가는 물론 용접공과 기계공에 대한 수요도 높다.

 

이탈리아 방산업체 레오나르도의 인사 책임자 안토니오 리오티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 과거 분쟁 때보다 더 높은 강도로 신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오나르도는 현재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즈,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과 함께 새 전투기 제작을 위한 3국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며 2024년 말까지 6000명의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BAE시스템즈의 경우 지난해 채용을 크게 늘렸지만 글로벌 전투 항공 프로그램 등을 수행하기 위해 채용 더 늘릴 전망이다. 인사 담당 책임자인 타니아 간다미하르자는 “지난 5년 동안 경력직 채용을 2배 늘렸다”며 “올해 약 2700명의 수습 직원 및 경력직 전문가를 채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과 노스럽 그루먼, 제너럴다이내믹스 3곳은 6000여개의 일자리를 충원할 예정이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