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만9339㎡(약 47만평)의 광활한 부지에 자리한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의 첫인상은 썰렁함이었다. 13일 방문한 헬스케어타운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된 회색빛 건물들이 기자를 맞이했고 아직 착공이 이뤄지지 못해 부지만 있는 장소도 상당수였다.
헬스케어타운은 의료산업·관광 활성화를 위한 사업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야심 차게 추진해왔다. 2006년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내 신규 핵심프로젝트로 확정됐고, 2012년 중국 녹지그룹과 투자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17년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 제한 정책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현재 녹지그룹 측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다. 녹지그룹은 시설용지 약 48%의 개발을 맡고 있다.
이에 JDC는 대외 악재로 표류해 온 헬스케어타운 조성을 재추진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JDC는 지난해 사업 정상화 방안으로 ‘JDC·녹지제주’간 사업장 자산양수도 협약을 체결했고, 일부 사업장 인수를 검토 중이다.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되다 의료 공공성 훼손에 대한 반발 여론 등으로 건립이 무산된 녹지국제병원은 외국의료기관이 아닌 국내 의료법 적용을 받는 비영리병원으로 재추진 중이다. 병원을 인수한 국내 법인이 관련 인허가 요건 충족을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비영리 의료법인을 별도로 설립하고 연내 개원한다는 방침이다.
좌초됐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서귀포시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도 토지 추가보상을 통해 다시 추진하고 있다. 추가보상은 대법원의 2019년 1월 사업 인허가 무효 판결 등에 따른 토지주와의 토지반환소송 중 이뤄진 법원 조정에 의한 것이다. 당초 JDC는 휴양·레저 등의 기능이 통합된 세계적 수준의 휴양단지를 조성한다는 목표였지만, 설치 시설이 국토계획법에서 정한 유원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으로 인허가가 무효로 됐다. 현재 JDC는 법원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추가보상을 진행 중으로, 11일 기준 토지주 201명과 합의를 완료해 추가보상금 약 740억원 중 371억원(50.1%)을 집행했다. 연내 70% 이상 집행이 목표다.
JDC는 다음달부터 기본계획을 다시 수립해 새 사업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기존 유원지 사업에서 도시개발사업으로 재설정한다는 방침이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두 사업은) 당시 획기적으로 외국 자본을 유치해 공사하다가 현재는 중단된 상황”이라며 “정체돼 있던 사업을 직원들이 똘똘 뭉쳐 재시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제주시 월평동 일원에 마련되는 제주 제2첨단과학기술단지 부지조성공사도 지난달 30일 착공했다. 2014년 기본계획 수립 이후 10년 만이다. JDC는 2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3600명의 신규 고용 효과와 생산유발 효과 1조3000억원, 부가가치유발 7000억원 및 1만2000명의 고용유발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