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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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문화재단 대표이사 ‘특정인 밀어주기’ 있었나… 아산시의회, 자격제한 요건 완화 의혹 제기

시의원들 “시장 특별보좌관 명함 갖고 공모에 응하면 공정한 심사 이뤄지겠나”
아산시 “객관적이고 공정한 채용절차 진행, 문화예술발전 기여하는 대표 선임 기대”

충남 아산시가 줄줄이 일감을 몰아 줘 특혜의혹을 받는 문화예술특별보좌관 A씨의 아산문화재단 대표이사 공모 지원과 관련, 아산시의회에서도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다.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모호한 공모 자격조건을 신설하고 시장 특보 직책을 유지하면서 공모 심사를 진행하는 것이 내정설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17일 아산시의회 문화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천철호 의원이 아산문화재단 대표이사 공모와 관련 시장 특보 내정설에 대해 따져 물었다.

17일 천철호 아산시의원은 문화예술과 행정사무감사에서 “A씨가 아산시 문화예술 정책특보 자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아산문화재단 대표 공모에 지원서를 냈다”며 “특보를 사임하고 재단 대표에 응모해도 의혹을 살 수 밖에 없는데, 현직을 유지하면서 응모하면 누가 이를 공정하다 생각하겠느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천 의원은 “지난해 아산시 자원봉사 센터장으로 선임된 사람도 아산시 복지분야 정책특별보관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지원서를 냈고, 자원봉사 센터장 채용이 결정된 뒤 특보 자리를 내려놔 의혹을 샀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누가 아산시 공공기관 공모에 서류를 내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천 의원은 “아산문화재단 대표이사 공모 자격제한은 2022년에는 △공무원 5급 이상 1년 이상인 자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의 같은 직급의 5년 이상인 자 △예술경영 및 인문계열 석사학위 이상, 관련분야 7년 이상 근무자로 자격조건을 뒀지만 올해 공모에서는 갑자기 ‘기타 문화예술 조직 관련 능력, 대외 할동력, 리서십을 감안, 위 각호에 준하는 자격이 있는 자’가 신설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아산시가 기존의 대표이사 공모 자격조건 충족이 부족한 A씨에게 공모 경력을 만들어 주기 위해 각종 대형 문화예술 행사 감독을 몰아 맡기고 그 것도 모자라 ‘능력 있는 사람’ 같은 명확하지 않은 공모 자격 조건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아산시의회 문화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미성 의원이 무경력자 정책특보 문화예술행사 유급 감독 선임 배경을 따져 물었다. 

김미성 의원은 △무경력자 문화예술행사 유급 감독 선임 △문화예술행사 지역예술인 참여 기회 축소 △졸속 법적·행정 절차 진행 △국비 확보 미비 등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우리 시가 정책특별보좌관 A씨에게 15개월째 총감독을 맡기고 있다”며 “A특보는 우리가 수의계약을 맡기기 전에는 감독경력이 없는 사람”이라며 처음 예술감독을 맡긴 과정과 절차에 대한 내려꽂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A특보가 맡은 이순신 축제에서 지역예술인 출연료는 약 1000만원 감소했으나 외부인 출연료는 1980만원 늘었다”며 “지역예술인은 아산시 문화예술행사 참여 기회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행사 전년도에 받아야 하는 지방 행정투자심사도 이순신 축제 직전에 받는 등 절차상 문제도 있었다”며 “심사 금액과 실집행액도 무려 7억원가량 차이 가 나는데 원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아산시의회 문화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모습.

아산시는 2022년 9월 박경귀 아산시장 문화예술특보로 임명된 A씨에게 지난해 4월 성웅 이순신 축제 예술감독 선임을 시작으로 개인명의로 4개 행사의 감독과 기획용역을 수의계약으로 맡겨 6600만원을 지급해 특혜논란을 빚었다.

 

아산시 관계공무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 아산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할 대표가 선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산=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