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방산전시회로 꼽히는 2024 유로사토리(Eurosatory)가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르 빌팽트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가운데 한국산 무기들과 국내 방산업체에 쏠리는 관심은 뜨거웠다.
이날 오전 개막식이 끝난 직후 한국과 K-9 자주포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인 루마니아의 이온-코넬 플레사 루마니아 획득청 부청장은 한국관을 찾았다. 플레사 부청장은 같은 시각 한국관을 격려차 방문한 석종건 방위사업청장과 만나 수출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루마니아 측은 수출 협상 막바지에 다다른 K-9 자주포뿐만 아니라 수출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과 K-2 전차 도입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석 청장은 이후 취재진과 만나 “현재 루마니아의 K-9 자주포 수출은 9부 능선을 한참 넘은 상태”라며 이날부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루마니아를 방문하는 일정에서 K-9 수출 협상의 방점을 찍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우리 기업들은 동유럽 국가에 수출했거나 계약이 진행 중인 핵심 무기들을 선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다연장 유도무기 체계인 ‘천무’를 유럽에서 처음으로 실물 전시했다. 천무는 사거리 80㎞, 160㎞, 290㎞ 등 다양화된 미사일 라인업을 자랑하는 무기체계로 특히 동유럽 국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러시아제 122㎜ 구경 로켓을 사용할 수 있어 여러 국가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도 이번 전시 기간 중 한국관을 찾아 관련 천무 수출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
현대로템은 자신들의 주력인 K-2 전차의 수출버전인 K-2 EX를 전시했다. K-2 EX는 기존 K-2 전차와 달리 원격무장장치(RCWS)를 탑재했다. 적군의 드론 공격을 방해하기 위해 재머(전파교란장치)와 능동방호장치(APS)를 장착했다. 탄약을 주로 생산하는 풍산은 유로사토리에서 K-9 자주포에 활용되는 재원들을 전시했다. 특히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K-9 자주포용 155㎜ 사거리 연장탄이 눈에 띄었다. 기존 자주포의 사양 변경 없이 탄약 자체의 성능을 변경해 기존 40㎞였던 사거리를 60㎞까지 늘렸다. 이번 유로사토리 2024에는 국내 28개의 방산업체가 참가했으며 1070㎡ 규모의 전시장을 설치했다.
현장에선 프랑스와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K방산 견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혁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방산정책연구 센터장은 “EU에서 EDIS를 발표하는 등 한국 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저희도 이번 전시회를 통해 (유럽 국가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전략을 수립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