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을 앞세우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만이 차기 당 대표로 적합하다는 여론전이 명백한 ‘해당(害黨)행위’라던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 같은 당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이 19일 “‘어대한’을 만드는 사람은 없다”고 날카롭게 반응했다.
‘친한(친한동훈)계’ 분류를 딱히 거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장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진행자의 전날 조 의원 발언 언급에 “(당원들의) 마음이 모인 결과가 현상으로 나타나는 건데 그것을 ‘해당행위’라고 한다면,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투표한 당원들은 전부 해당행위로 징계해야 된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당원들 생각은 다양하고 한 전 비대위원장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는 만큼, 그들까지 싸잡아 해당행위로 징계해야 하냐는 조 의원을 향한 반문으로 보인다.
장 대변인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마치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반복 얘기하는 것을 우리는 조작이라 한다”며 “그런 것들이 (오히려) 해당행위가 아닐까 싶다”고 꼬집었다. 있지도 않은 ‘어대한’을 비판하고 확대하는 것은 당 지지층과 보수층을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서 떼어놓으려는 움직임이자, 한 전 비대위원장의 정치 복귀 자체를 불편하게 여길 뿐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 1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대한’이라는 여론전은 명백한 ‘해당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자유를 인정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동훈 아니면 절대 안 된다’고 여론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며 “‘해당행위’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진행자의 ‘여론전을 만드는 사람이 누군가’라는 질문에 “실명을 거론할 수 없다”고 답한 조 의원은 “(한 전 비대위원장) 본인이 (총선 패배의) 책임을 졌기 때문에 사퇴한 것 아닌가”라고 반응했다. 개인의 전당대회 출마 자유까지는 막을 수 없지만,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서의 여당 패배에 책임지고 물러난 인물만을 다시 일방적으로 내세우는 여론전은 안 된다는 얘기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존재만 당이 앞세워서는 안 되며 다른 후보들과의 올바른 경쟁으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조 의원의 입장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차기 당 대표 당선을 가정한 진행자의 ‘당정관계 조성’ 질문에 조 의원은 “본인이 풀어야 할 숙제”라면서 “전당대회에 나온다면 여러 질문을 받을 텐데, 답변을 보고 우리 당원들이 판단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권 경쟁자가 될 나경원 의원은 ‘원외 당 대표’의 한계라는 말로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수많은 제약이 뒤따를 것이라 내다본다.
나 의원은 지난 17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주전쟁터는 의회가 될 수밖에 없다”며 “마지막 순간에는 본회의장에 가서야 문제가 해결되는데, 그 마지막 순간까지 같이 있을 수 있는 당 대표가 누구냐의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섭 단체 대표 연설도 원외 당 대표는 할 수 없다면서다. 사실상 대국민 메시지 발신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로 원외 당 대표는 ‘국회의 시간’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고 그는 본다.
특히 나 의원은 “2002년 입당해 지금까지 한 번도 당을 떠나지 않았다”며 ‘애당심’을 내세웠다. 당뿐만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다는 생각과 마음으로 정치를 해왔다고 돌아보면서다. 계속해서 “당이 국민들에게 예전만큼 사랑받지 못하는 것, 신뢰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며 “그런 부분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원외 당 대표의 한계를 부각한 나 의원을 향해 장 대변인은 라디오에서 “당을 쇄신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은 원내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지 않은 원외 당 대표가 더 잘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비판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