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김정은 “러 정책 무조건 지지” 푸틴 “새 기본문서 준비” [북·러 정상회담]

북·러, 평양서 정상회담

김정은 “러와 전략적 소통 강화”
푸틴 “차기 회담은 모스크바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전략적 협력 의지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러시아는 수십년간 미국과 그 위성국의 패권·제국주의와 싸워왔다”며 “양국 간 소통은 평등과 상호 이익에 관한 존중을 기반으로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작년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결과로 우리는 오늘날 양국 관계구축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며 의미를 부여한 뒤 “오늘, 장기적으로 양국 관계의 기초가 될 새로운 기본 문서가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차기 북·러 정상회담이 모스크바에서 열리길 기대한다며 김 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의사도 덧붙였다.

 

손 잡은 북·러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19일 평양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환영 행사를 마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평양=AFP연합뉴스

김 위원장도 “(양국 관계가) 지난 세기 조선·소련관계 시절과도 대비할 수 없는 최고조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화답한 뒤 “(북·러 관계가) 사상 최고 전성기에 들어서고 있는 시점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세계 평화와 안전을 위해 가장 의의 있는 전략적 행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어떤 복잡다난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러시아 지도부와 러시아와의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긴밀히 하면서 러시아의 모든 정책들을 변함없이 무조건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2시22분쯤 일류신(IL)-96 전용기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직접 공항에 영접 나온 김 위원장과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를 타고 숙소인 금수산 영빈관으로 함께 이동했다. 두 정상은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양국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 관계를 논의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전했다.

2000년 이후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의 방북 공식 일정은 이날 낮 12시 김일성광장에서의 공식 환영 행사로 시작됐다. 양국 국기와 꽃을 든 평양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금수산 영빈관으로 이동, 12시40분쯤 양측 대표단이 배석한 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이어 2시45분쯤 단독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하며 "최대의 국빈으로 열렬히 환영한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 측에서는 김덕훈 내각 총리, 최선희 외무상,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6명이 확대회담에 배석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데니스 만투로프 제1 부총리,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 부문 부총리,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 등 북한 측 인사의 2배가 넘는 13명이 참석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앞서 이날 오전 푸틴 대통령의 평양 도착 사실을 전하며 북·러 두 정상의 만남을 ‘역사적인 상봉’이라고 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1, 2면에 ‘조로(북·러)친선의 전면적 개화기에 특기할 역사적 상봉’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양국 사이 친선관계가 국제적 정의와 평화, 안전을 수호하고 다극화된 새 세계 건설을 추동하는 강력한 전략적 보루로, 견인기로 부상되고 있는 중대한 시기에 이뤄진 상봉”이라고 밝혔다.


이지안·김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