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2800’ 다가선 코스피, SK하이닉스 52주 신고가 경신 외 [한강로 경제브리핑]

미국 자본시장이 이달 들어 인공지능(AI) 시장 확대 기대감에 반도체·기술주를 중심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역대 최고치를 잇달아 갈아치운 뉴욕증권시장은 AI 열풍의 근원지로 자리 잡았다. 코스피도 AI 열풍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SK하이닉스 등 관련주의 상승세로 2800선에 바짝 다가섰다. ‘빚투’도 증가 추세다. 낙관론이 증시 주위를 맴도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시 상승세가 일부 업종·종목에만 국한돼 있고, 빚투도 일부 테마주에 쏠리고 있어서다. 세계일보는 20일 지면에서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우리나라 지역 간 경제성장 격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소수 거점도시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도 기사로 전했다. 지역별 거점도시에 광역경제권을 구축하는 것이 비수도권 중소도시‧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뉴욕도 서울도…호황세 계속되는 증시 

 

뉴욕증시는 식을 줄 모른다. 18일(현지시간) S&P500지수는 올해 31번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도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국 증시도 뜨겁다. 이달들어 19일까지 코스피는 12거래일 중 9거래일 상승해 6.10% 올랐다.

 

지속적인 상승세에 미 증시는 낙관론이 가득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이 내놓은 ‘6월 글로벌 펀드 매니저(FMS)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2에 가까운 64%가 경제가 둔화하지만 경기 침체는 없이 연착륙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주식시장의 강세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증시 상승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주가가 더 오를 수도 있다는 기대가 주를 이룬다. 미국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19일 장중 24만3000원을 기록하며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종가로는 전일 대비 0.43% 떨어진 23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1.75% 오르며 8만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2729억원, 기관은 548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사진=뉴시스

신용공여잔고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기준 신용공여잔고는 20조1983억원으로 4거래일 연속으로 20조원을 넘었다. 신용공여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갚지 않고 남은 금액으로 주식 투자자들이 상승세를 예상할 때 주로 증가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0조원대를 넘어선 건 지난 9월25일 이후 처음이다. 최근 급등한 종목에서 ‘빚투’가 늘어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한 달간 업종별 신용공여잔고 증가율을 살펴본 결과 전기가스업이 56.4%로 1위를, 음식료품이 13.23%로 2위를 기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소식 등에 따른 테마주들 간 빠른 순환매가 나타나면서 신용공여잔고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시장에서 데이트레이딩(단타매매) 비중이 높은 것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증시 흐름에 우려를 표시한다. 계속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름까지는 시장이 올라가겠지만 하반기에는 추가로 더 오르지 못하고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금리인하 기대와 같은 상승재료들은 웬만큼 지금 시장에 다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시장에 대한 시각도 비슷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S&P500과 나스닥의 연속된 최고가 기록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주 상승하는 주식보다 하락하는 주식이 더 많았다”면서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지수 대표 종목의 큰 상승이 다른 종목의 약세를 상쇄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19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호텔에서 '2024년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 종합토론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정성문 동아대학교 교수, 홍지훈 부산대학교 교수, 이미숙 국립창원대학교 교수,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 주수현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심재운 부산상공회의소 경제정책본부장, 김기원 한국은행 부산본부장. 한국은행 제공

◆한은 “지역 균형발전 위해 소수 거점도시 중심 투자 확대”

 

정민수 한은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 팀장은 19일 부산에서 열린 ‘2024년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경제 성장요인 분석과 거점도시 중심 균형발전’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 팀장은 “인구 증가 시기에는 전 국토에 빠짐없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지만, 앞으로 인구 감소세를 고려하면 향후 소수의 거점도시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간 정부가 저개발 지역에 초점을 둔 지역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오면서 비수도권 대도시에 대한 투자가 지나치게 부족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정책이 인구 유출을 막거나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도시에서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공공투자 비율이 높을수록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가 성장한 것과 달리 소도시·군에서는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이전 장소로도 대도시가 더 나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한 인구감소지역 모습. 연합뉴스

나아가 시나리오 분석(일반 균형모형) 결과 지역별 생산성 개선이 GRDP에 미치는 효과는 비수도권 대도시가 평균 1.3%로 수도권(1.1%)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 팀장은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은 거점도시 인접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거점도시 투자에 인재 유입이 동반되려면 교육·문화·의료 등의 질 제고로 정주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