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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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박세리, 아버지 때문에 눈물 흘리는 모습 봤지 않는가”

野지도부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국힘 “명사부일체에 명비어천가 수준”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이 19일 이재명 대표를 향해 "민주당의 아버지" 등의 표현을 쓰며 찬사를 쏟아냈다.

 

이 대표가 연임 도전을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재명 일극체제'의 단면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일각에선 나온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처음 합류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東進)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추켜 올렸다.

 

강 최고위원은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으로, 지난 12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됐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최근 '당원권 강화'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이 마무리된 것을 거론하며 "역사는 민주당의 이번 일을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할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 시대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권위주의 시대 국회의원의 권위와 리더십은 깨진 지 오래다. 이제 새 시대에 맞는 대중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 대표에게 감사드린다. 당원과 지지자의 손을 잡고 정권 탈환의 길로 나가자"고 제안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정치권 현안을 논의하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찬양 발언이 이어지자 당내에서도 낯뜨겁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수도권 의원은 "공식 석상에서 '명비어천가'를 부르고 있으니 개탄할 노릇"이라며 "이 대표 일극체제가 얼마나 공고해지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최재성 전 의원도 YTN '뉴스ON'에 나와 "강민구 개인이 아니고 최고위원이다. 당사자의 자질의 문제"라며 "저런 분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이 대표의 선구안, 감별 능력도 의심스러울 정도다. 결국은 민주당에도 좋지 않은 사당화의 하나의 증표처럼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도 즉각 "명사부일체에 명비어천가 수준"이라고 저격하고 나섰다. 호준석 대변인은 "1인 독재 이재명 사당이 된 민주당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자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고 촌평했다.

 

호 대변인은 "(이 대표는) 국회에서는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며 방탄막을 겹겹이 세우고 당에서는 견제와 균형 없는 제왕적 당 대표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며 "오만에 대한 국민의 인내는 길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웅 전 의원은 "진짜 민주당에 경이로움을 느낀다"며 "어떻게 화수분처럼 이런 분들이 계속 나오는지 정말 놀랍다. 무슨 육성 시스템이 있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박세리 선수가 아버지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지 않는가"라며 "음주운전, 검사 사칭, 전과 4범에다 지금도 4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 그런 아버지를 두고 있는 민주당이 참 불쌍하다"고 비꼬았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SNS에 민주당 최고위원들의 관련 발언이 담긴 보도를 공유하면서 "아바이 수령, 이재명 주석 만세! '이재명의 시대'이니 연호도 써야지"라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