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홍준표의 ‘이재명=동탁’ 비유에 ‘진짜는 따로 있다’는 이준석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SBS 라디오서 “이미 작년 말 동탁과 여포가 누군지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삼국지 캐릭터 중 하나인 ‘동탁’이라던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의 비유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0일 진짜 동탁과 여포는 따로 있다는 식으로 반응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미 작년 말에 여의도에서 동탁과 여포가 누군지 밝힌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진 ‘누구였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그는 “동탁은 원래 중앙 무대에 없는 사람인데 오랑캐 잘 무찌른다고 해서 불러다가 써보려고 한다”며 “잘 아는 것처럼 후계자로 세운답시고 여포라는 양자를 들인다”고 답했다.

 

자신의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라는 질문에 돌아온 ‘모른다’는 진행자 답변에 이 의원은 “갑자기 정치에 참여해서 큰일을 맡게 되고, 오른팔처럼 부리는 사람 하나 데리고 있다”며 “여인에 빠져서 정사를 그르치고, 나중에는 그 여포가 본인을 배신해서 죽게 된다”고 말을 이어 나갔다.

 

실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동탁과 여포에 비유한 것으로 들린다. 국민의힘 탈당 후 신당 창당을 선언한 지난해 12월, 이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자신은 제갈량의 삶을 동경한다며 “어차피 여포는 동탁을 찌른다”고 적어 ‘여포=한동훈, 동탁=윤석열’이라는 해석을 일부에서 낳았던 터다.

 

이 의원은 그때나 지금이나 동탁이 누구인가는 선명하다면서, 홍 시장이 동탁에 비유한 이 대표를 놓고 “원소 이런 사람들 있지 않나”라며 “세력은 크고 땅은 넓었으나 나중에 판단을 잘못해서 일을 그르치는 그런(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동탁을 처단할 여포를 기다리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던 홍 시장의 글을 두고도 “이재명 대표가 동탁이라고 하면 가다가 자기 발에 자기가 넘어지지 여포가 나와서 찌르고 이러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사실상 ‘이재명 일극체제’ 민주당에서 여포는 나올 수 없다는 얘기다.

 

홍 시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서 “경기도의 차베스였는데 여의도에 가서 동탁이 됐다”며, “자기 뜻에 반하는 정치인, 판사, 검사, 공무원, 기자 모두를 타도의 대상으로 삼고 국회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는 현대판 여의도 동탁이 탄생했다”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한(漢)나라를 농단하던 동탁도 여포의 칼날에 이슬처럼 사라졌다”며 “동탁을 처단해줄 여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최근 ‘애완견’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 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던 같은 당 천하람 원내대표 예고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몇 명이나 동참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리위에 제소하려면 최소 20명 이상 의원이 동의해야 하며, 개혁신당 소속 의원은 천 원내대표를 포함해 3명이다. 천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17명의 의인’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으며,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19일 SBS 라디오에서 당의 동참 의사를 묻는 진행자에게 “필요하다면 충분히 협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