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청주시, 버스터미널 대부계약 특혜 논란

한범덕 前 시장 동문 운영 업체
市, 허위 보고서로 계약갱신 도와
감사원, ‘배임 혐의’ 韓 검찰 송부

청주시가 공유재산인 청주시외버스터미널의 대부 계약을 부당 체결해 수십억원 상당의 손해를 초래한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 청주시와 부당 계약을 맺은 업체 사장은 당시 청주시장과 고등학교 동문 사이로 밝혀졌다.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스1

감사원은 청주시가 청주시외버스터미널을 운영해오던 A사에 무리하게 계약을 갱신해주는 과정에서 83억원 상당의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20일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 3월 한범덕 전 청주시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대부 계약 체결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 2명에 대해선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수사 참고자료를 검찰에 넘겼다.

감사원에 따르면 A사는 1999년 3월 청주시에 터미널 무상사용 허가를 받아 2016년 8월까지 사용한 후, 타 업체와의 입찰 경쟁 없이 향후 5년간의 계약 갱신을 따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시는 충청북도로부터 일반입찰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하도록 요구받았다. 이에 시는 2019년 4월 행정안전부에 A사와 수의계약이 가능한지 질의했고, 행안부 역시 입찰을 지시하자 결국 시는 허위보고서를 작성하면서까지 A사와 계약을 갱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번 감사로 시 공무원들이 내부문건을 유출해 A사가 자사 주식을 사모펀드에 매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실도 밝혀졌다.

이와 같은 실무진 비리의 배경에는 한 전 시장의 지시가 주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 공무원들은 2018년 9월 한 전 시장이 “터미널을 매각하지 말고 인근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고속버스터미널과 연계·개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자, 이를 A사와 대부 계약을 갱신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