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고도제한 완화는 중구 발전의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김길성(사진) 서울 중구청장은 “노후한 주거 환경과 주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지난 2년을 숨가쁘게 달려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2년 취임 이후 그는 주민 숙원이었던 남산 고도제한 완화, 명동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선정, 신당10구역 재개발 신속 추진 등 도시의 큰 틀을 바꾸는 굵직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김 구청장은 19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구의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남산 고도제한 완화로 명동, 회현동, 필동, 장충동, 다산동 일대의 풍경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1995년 서울시가 남산 경관 보호를 목적으로 지정한 남산 고도지구 가운데 111만㎡가 중구에 속해 있다. 현재 12m와 20m로 묶인 일반주거지역의 고도제한 규제가 16~28m로, 20m 이하의 준주거지역 규제가 32~40m로 완화되는 내용의 고도지구 재정비안이 이달 말 최종 결정 고시를 앞두고 있다.
그는 “획일적이고 강력한 높이 규제에 가로막혀 최소한의 리모델링이나 재건축마저 가로막혀 있었다”며 “차도 못 들어가는 좁고 가파른 골목에 낡은 빈집이 늘던 형편이지만, 앞으로는 살 만한 주거지가 늘어 노후한 도심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모 있는 공동주택과 고급 주택단지가 들어서 자연스럽게 인구 유입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명동을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로 만드는 ‘명동스퀘어’ 프로젝트도 김 구청장이 공을 들이는 사업이다. 그는 “단순히 명동 대형 건물에 옥외광고물 한두 개를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 전광판을 새로운 콘텐츠로 발전시켜 매력적이고 독특한 공간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는 이런 구상을 담아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된 명동 관광특구 일대 기업 등과 함께 민관합동협의회를 출범했다. 협의회를 통해 재원과 전문가 조직을 만들어 전광판 주변을 한국 문화를 알리는 공간으로 만들 방침이다.
김 구청장은 “거대한 알림판, 길거리 영화관, 미디어 아트 전시관, K팝이 펼쳐지는 뮤직 비디오, 연말연시 카운트다운 등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가능하다”며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일대를 세계적인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관내 40여개 전통시장의 혁신을 도모할 계획이다. 그는 “그간 정부의 전통시장 정책은 안전시설 중심의 땜질식 대책 수준이었다”며 “변화한 시대와 유통 구조에 맞춰 영업 방식도, 판매 제품도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 전국 최초로 ‘전통시장 상권발전소’를 설립했다”고 소개했다. 상권발전소는 상권 기획·컨설팅, 제품·서비스 리뉴얼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상인들을 지원하는 중구의 민관협력 조직이다.
주민의 일상에 작은 행복감을 더할 사업 발굴에 힘쓰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김 구청장은 “남산자락 5.14㎞ 구간을 계단과 턱이 없는 숲길로 연결해 올해 4월 개통했는데, 주민들이 매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상의 작은 만족이 쌓이면 그것이 바로 효능감이 있는 삶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기 전반기에는 도시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생활밀착형 행정을 펼쳐 중구에 사는 자부심을 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