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아이파크아파트 10층에서 불이 나 3시간여 만에 꺼졌다. 이날 화재로 10층에서 에어컨 실외기 수리 작업을 하던 기사 김모(51)씨가 심한 화상, 연기 흡입과 안구 손상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5개월·11개월 남아도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재가 발생한 10층 아파트 세대는 전소했고, 위층 여섯 세대도 심하게 타거나 그을렸다. 평일 낮이 아니었다면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였다.
에어컨 수리 기사 김씨는 경찰에 “에어컨 작업 중 용접을 하다 실외기 옆에 놓인 비닐봉지에 불이 붙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양손으로 불을 꺼보려다가 심한 부상을 입었다.
아파트에 스프링클러 없었던 점도 불을 키웠다. 이 아파트가 건설 허가를 받은 2003년 당시에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가 아니었다. 2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들은 화재 시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소방 전문가들은 여름철에 아파트 화재가 종종 발생하고, 에어컨 등 냉방기기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에어컨 실외기 등을 주기적으로 관리할 것을 당부한다.
실제로 소방청 통계를 보면 2019∼2023년 발생한 아파트 화재 총 1만4112건 중 여름철(6∼8월) 화재가 4018건으로 28.5%를 차지했다. 이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6979건(49.5%)으로, 전체 아파트 화재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에어컨 화재는 전선의 노후화로 인한 전기적 요인, 실외기 주변에 적치된 물건에 의한 열 축적, 먼지로 인한 스파크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후한 전선과 실외기는 교체하고, 실외기에서 소음이 발생하거나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 제조업체의 점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또 평상시에도 실외기 주변을 청소해 불이 번질 위험이 있는 물건을 제거해야 한다.
김상진 세종소방서장은 “최근 지속하는 폭염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시민 여러분께서는 에어컨을 사용하기 전에 실외기 화재 예방법을 꼭 준수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