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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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57주 연속 상승…"차라리 집을 사자" [뉴스+]

아파트 매매가도 덩달아 들썩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57주 연속 오름세다. 빌라·다세대 기피로 서민들도 아파트 전세부터 찾기 때문이다. 상승폭도 점점 커져서 차라리 집을 사자는 매수자가 늘면서 아파트 매매가까지 함께 들썩이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5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성동(0.29%), 은평(0.29%), 광진(0.25%) 등의 전셋값 상승 폭이 크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전월세 안내문. 연합뉴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선호 지역 및 단지 중심으로 매매 수요가 늘면서 상승 거래가 지속되고 있다”며 “전세 시장도 역세권·신축·대단지 위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근 구축단지로 수요가 옮겨가며 가격 상승 분위기가 확산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서울 전셋값 상승 원인으로 수급 문제를 꼽는다. 전세 물건이 수요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계약갱신 청구권 시행으로 전세물건이 줄어든데다 고금리로 집을 구입하지 않은 세입자들까지 더해져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서울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3만2759가구를 기록한 후 올해는 2만3830가구로 줄어든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1개 단지의 입주물량(1만2032가구)을 제외하면 신축 아파트 전세 선택지는 반으로 줄어든다.

 

서울 하반기 전세시장은 더 불안하다. 2020년 7월 시행 돼 한 차례 갱신됐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전세 물건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오는 7월이면 2년전 갱신권을 사용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4781건의 만기가 돌아온다. 올해 말까지 넓히면 만기가 돌아오는 전월세 계약은 약 2만2000건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연합뉴스

이에 따라 한 차례 갱신 당시 연 5% 이내에 그쳤던 임대료 인상이 만기로 재계약이 아닌 신규 계약을 통해 4년치 임대료가 반영 돼 큰 폭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전셋값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강남, 서초 등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은 시세보다 크게 낮은 분양가로 공급 돼 청약경쟁이 치열하며 교통, 개발 기대 속의 경기지역 신규분양들도 청약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건축비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예비청약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도권 분양시장은 상반기보다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셋값의 상승이 계속되면서 서울 전세난민들 중에는 기존 아파트 가운데 준신축 또는 새 아파트 분양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내에서 해결이 어렵다면 주변 경기지역에도 새 아파트로도 눈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