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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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뷰 끝판왕’ 한강대교 위 호텔 ‘스카이 스위트’ 가보니 [주말, 특별시]

다음달 16일 국내 최초 ‘교량 위 호텔’이 서울 한강대교에 문을 연다. 서울시와 에어비앤비가 기획하고 제작한 ‘스카이 스위트, 한강 브릿지, 서울’(스카이 스위트)이 그 주인공이다. 

 

스카이 스위트는 ‘전망호텔’을 표방한다. 한강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경 자체가 다른 호텔과의 차별점이라는 의미다. 144.13㎡(약 44평) 규모의 객실 내부는 다른 럭셔리 호텔의 스위트룸급 숙소로 개발했다. 침실·거실·욕실·간이 주방을 갖춘 독채 구조로, 최대 4명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스카이 스위트는 ‘투숙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호텔’을 지향한다. 음성원 에어비앤비 동북아 커뮤니케이션총괄은 “예전에는 유명한 관광지를 여행하다 숙소는 잠시 잠만 자기 위해 들르는 곳이었다면, 최근에는 특정한 숙소에 묵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는 트렌드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스카이 스위트는 이런 트렌드를 최전선에서 끌고가려는 공간이다. 실험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을까. 오픈에 앞서 지난 20일 스카이 스위트에 미리 다녀왔다.

 

스카이 스위트는 한강대교 용산 방면 초입에 위치한다.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에서 1.3㎞, 하이브 본사 건물에서 약 600m 떨어져 있다. 정적인 인상의 건물 외양부터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기간 운영 중단으로 방치됐던 전망카페(직녀카페)를 리모델링했는데, 알루미늄 루버(차광판)를 감싸 간결한 외관이 복잡한 도시 풍경과 대비되도록 했다.

 

2층으로 올라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천장이 높은 시원한 객실 공간이 펼쳐진다. 거실 양옆으로 큰 창이 나 있어 한강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거실 천장은 투명창으로 마감해 도시 야경과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도록 했다. 침실 남서쪽에 큰 통창을 설치해 노들섬에서 여의도까지 이어지는 한강의 전경을 한눈에 즐길 수 있다. 낮에는 푸른 색조의 한강과 하늘, 강변의 녹음이 시야에 시원하게 펼쳐지고, 저녁에는 해 질 녘 풍광이 아름다운 ‘노을 맛집’으로 설계됐다. 거실과 침실뿐 아니라 욕실에도 통창을 설치해 어느 쪽으로든 탁 트인 시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전망호텔 ‘스카이 스위트’. 서울시 제공

내부 인테리어도 예사롭지 않다. 거실 벽면 한 쪽에는 아트·패션, 라이프스타일 관련 아트북과 LP판이 가득 꽂혀있다. 이탈리아 하이엔드 브랜드 ‘브리온베가’ 오디오로 LP를 청음할 수 있다. 주황빛 오디오 옆으로는 노랑·분홍빛 강렬한 원색 소파가 놓여 조화를 이룬다.

 

소파와 침대, 카페트 등 호텔의 가구 대부분은 기성품이 아닌 맞춤 제작 제품이다. 외국인 디자이너가 성수동과 북촌·서촌, 연남동 등 서울 곳곳의 ‘핫플레이스’를 방문해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디자인 콘셉트를 잡았다. 음 총괄은 “외국인의 눈에 비친 서울의 매력을 구현해내려 했다”며 “한국에서 흔히 보이는 컬러가 아니라 특별면서도 편안하게 느껴지는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숙박 요금은 1박에 34만5000원에서 50만원 사이로 책정되며, 이달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관련 조례 공포 이후 최종 확정된다. 조례안은 세계 불꽃축제 등 극성수기 때는 이용료를 100만원 범위에서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