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23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는 내달 1일부터 적용될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의 인상 여부와, 인상이 이뤄질 경우 인상 폭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산업부는 한국가스공사의 재무 위기가 가중된 만큼 적어도 공급 원가에 준하는 수준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가스공사의 재무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가스요금 인상이 물가 전반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인상 시점과 폭을 정하는 데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요금은 홀수 달마다 조정된다. 따라서 정부가 인상을 결정하면 실무 작업을 거쳐 이르면 7월 인상도 가능하다. 현재 도시가스 주택용 도매 요금은 MJ(메가줄)당 19.4395원이다.
가스공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위기 이후 원가의 80∼90% 수준에서 가스를 공급하는 ‘역마진’ 구조에 빠진 상황이다. 이에 따른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미수금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가스를 공급한 뒤 원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향후 받을 ‘외상값’ 성격으로 사실상 영업손실에 해당한다.
가스공사 입장에서는 차입금을 늘려 가스 도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스공사의 차입금은 2021년 말 26조원에서 2023년 말 39조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