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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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 난민촌 또 폭격… 난처해진 '동맹국' 美

최소 42명 사망… 이 “하마스 시설 공습”
팔 남성 매단 채 운전한 영상 확산도
WSJ “美, 전쟁 중단 카드 모두 소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구역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계속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최소 4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정부의 공보국장 이스마일 알타와브타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알샤티 난민촌의 주택을 겨냥해 공격했다며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와 관련해 “가자시티 지역에 있는 하마스 군사 기반 시설 두 곳을 공습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가 가자지구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 뒤 눈물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다친 팔레스타인 남성을 군용 차량 앞에 묶고 달리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또 다른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이 이날 요르단강 서안 제닌에서 범법행위 용의자를 체포하기 위한 작전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용의자가 다치자 병사들이 그를 군용 차량 보닛에 묶은 뒤 차를 몰고 떠났다고 외신은 전했다.

 

계속된 민간인 공습과 인권침해 사례 발생 등으로 동맹국인 미국의 상황은 더 난처해졌다. 11월 대통령 선거와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면 토론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민간인 지역 공습이 ‘정치적 취약성’을 부각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정부가 가자지구 전쟁중단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옵션을 모두 소진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전쟁중단과 인질 석방을 위한 미국 주도의 휴전협상은 중단된 상태이며 늘어나는 민간인 희생에 미국 내에서도 전쟁 반대를 외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가능성도 걱정이다. 최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도 레바논 공격 작전계획을 승인하며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확대를 극도로 경계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방어 능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