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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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삭감·고발…곳곳 파열음 경기 시·군의회 ‘빨간불’ [밀착 취재]

‘여소야대’ 경기 시·군 곳곳에서 파열음↑
수원시, 국민의힘 ‘내분’으로 재편 가능성
의왕시, 196억원 예산 삭감 등 양측 대치
군포시, 시장·시의회 간 고발전 ‘초읽기’
여주시, 외곽조직 리더 SNS 글 이후 마찰

민선 8기 출범 이후 기초단체장과 갈등을 빚으며 삐걱거리던 경기지역 일부 시·군의회가 좀처럼 분위기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해당 지방의회 대부분이 ‘여소야대’를 이룬 데다 의회 내부 마찰까지 겹치면서 시정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기 수원시의회에선 다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하며 여소야대 구성이 무너질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수원에선 시장을 비롯해 지역구 국회의원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지난 지방선거 당시 ‘보수 바람’을 타고 국민의힘(20명)이 시의회 과반을 차지했다.

2022년 협약식에서 나란히 포즈를 취한 이재준 수원시장(왼쪽)과 김기정 수원시의회 의장. 수원시 제공

하지만 최근 후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잡음이 일면서 의원 2명이 탈당계를 제출하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이 중 A의원은 탈당과 함께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다른 국민의힘 의원 일부도 현직 시의회 의장과 신뢰 상실을 이유로 추가 탈당을 거론하는 상황이다.

 

앞서 민주당 소속 이재준 시장은 지난해 초 주요사업 조례안이 번번이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시의회와의 관계에서 골머리를 썩인 바 있다.

 

의왕시의회에서도 지난달부터 시장과 시의회 간 날 선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열린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선 시의회가 일반회계 세출예산 요구액 687억원 중 28.5%인 196억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예산의 대부분은 문화예술회관 건립과 관련된 것이다. 시 개청 이후 최대 삭감 폭을 놓고 의왕시 안팎에선 잡음이 일고 있다. 의왕시는 “결국 시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며 반발했고, 김성제 시장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초당적 협력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군포시의회 정례회. 군포시의회 제공

시장과 시의회 간 쌍방 고발전을 예고한 군포시에서도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이달 19일 행정 사무감사와 예산 심사 등을 마쳤지만 하위직 공무원들이 시장과 관련한 시의회 질의에 불출석하면서 과태료 부과 움직임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시의회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이달 25일 출범하는 후반기 의회에서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주시에선 지난해 말 같은 국민의힘 소속 시의회 의장과 시장 측 인사 사이에 갈등이 노출된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충우 시장이 참여한 온라인 모임 공동리더인 B씨가 “의장이 무릎 꿇고 사과하면 용서란 단어를 생각해 보려 한다”는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달 초에는 시의회가 시의 조직개편안과 체육시설 사용료 부과 등을 두고 시와 마찰을 빚으면서 혼란을 빚었다. 

정병관 여주시의회 의장(왼쪽)과 이충우 여주시장. 여주시의회 제공

여야 동수의 고양시의회에선 지난해 12월 시와 시의회가 업무추진비를 놓고 ‘쌍방 전액 삭감’이란 초유의 사태를 겪은 뒤 불편한 동거를 이어오고 있다. 사사건건 충돌이 빚어지며 한때 업무추진비·연구용역비·해외출장비 ‘0’이란 상황을 맞기도 했다.


수원·의왕·군포·여주=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