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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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갑질’ 트라우마, 치킨집 결국 폐업…“눈빛 못 잊겠다”

사과 태도 논란에 “영상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라 할 말 없다”

공무원 일행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호소한 치킨집이 결국 폐업을 결심했다.

 

치킨집 바닥에 술을 쏟은 대구 중구청 공무원이 이를 치워준 사장에게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고 갑질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부적절한 사과 태도가 논란이 됐다.

 

21일 채널A에 따르면 대구에서 아내와 치킨집을 운영하던 A씨는 "그 (공무원의) 눈빛을 못 잊겠다"며 가게 문을 닫기로 했다.

 

지난 13일 대구 중구청 공무원 남성 4명이 마감 직전에 A씨 가게를 방문해 술을 마셨다. 일행 중 한 남성이 바닥에 맥주를 쏟아버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A씨 아내가 쏟은 맥주를 닦았고, 이들은 가게를 떠났다가 다시 들어와 A씨 아내에게 삿대질하며 소리쳤다. 남성들은 "맥주를 흘릴 수 있지, 바닥 치우는 게 그렇게 대수냐"며 "내가 여기 구청 직원인데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구청장은 지난 18일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이 나오기 전날 이들은 치킨집을 방문해 A씨 부부에게 사과했다.

 

한 명은 허리에 양손을 올린 채 A 씨를 찾았고, 또 다른 한 명은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그는 "자세도 그렇고 껄렁껄렁하더라. 그냥 시켜서 사과한 거 같다"고 주장했다. 이번 일로 A씨 부부는 치킨집 운영을 그만두기로 했다. 그는 "술에 취한 사람을 보면 좀 그럴(생각날) 것 같다. 그 아저씨의 그 눈빛을 못 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 중구청은 이들 공무원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사과 태도 논란에 대해선 "영상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라 할 말은 없다"며 "사과하러 간 것은 맞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