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처음으로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인공지능(AI) 칩 제조회사 엔비디아가 브랜드 인지도는 낮은 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순위 조사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브랜드인지도 100위 안에 들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엔비디아의 기업가치 상승 속도가 매우 빨랐지만, 그 과정에서 소비자와의 접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짚었다. 기업을 대상으로 거래를 주로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회사가 설립된 지 31년이 지났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오픈AI의 챗GPT 같은 생성형 AI 모델 개발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기 전인 2022년까지만 해도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하는 게이머들에게 주로 알려진 회사였다.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전문가 그레그 실버먼은 “최근 글로벌 무대로 진출한 제조업체로서 엔비디아는 브랜드를 강화할 시간도, 자원도 없었다”며 “시가총액이 높더라도 약한 브랜드 파워는 향후 가치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브랜딩 컨설팅 회사인 칸타르 브랜즈가 이달 발표한 100대 글로벌 브랜드 순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전 조사 때보다 18위 상승한 6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칸타르 브랜즈의 수석 브랜드 전략가인 마크 글로브스키는 “B2B(기업 간 거래) 구매자에게 엔비디아는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브랜드”라며 “(애플의) 아이패드(태블릿 PC)나 맥(노트북)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애플이 그런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에서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시가총액 3조3000억달러(약 4600조원)를 돌파해 시총 1위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