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에 있는 일차전지 공장에서 24일 폭발사고가 일어나 23명의 근로자가 실종됐다. 실종자 가운데 20명은 외국인 근로자로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4시까지 8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10시31분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일어났다. 목격자들은 ‘펑’하는 굉음과 함께 시커먼 불길이 치솟았다고 전했다.
화재가 발생한 3층짜리 공장 3동(연면적 2300여㎡)에는 가로 30㎝·세로45㎝의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5000여개가 보관 중이던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대피한 근로자 가운데 일부는 리튬 배터리 셀 하나에서 연소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불이 난 3동에는 직원 67명이 있었으며 1층에서 일하던 근로자 15명은 모두 대피했다. 하지만 2층의 근로자 52명 가운데 다수가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화재 당시 제품 포장 작업을 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로 실종된 근로자의 국적은 외국인 20명, 한국인 2명, 미확인 1명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7명, 여성이 15명, 미확인 1명이다.
생존한 일부 근로자는 실종자 가운데 2명이 중복되거나 확실치 않다고 밝혀 추후 실종자 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은 최대 2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소방당국은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여 만에 공장에서 일하던 60대 남성 1명을 심정지 상태로 구조했고 중상자 2명, 경상자 4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들은 공식적인 사망자나 실종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공장은 유해화학물질인 리튬을 다루는 곳인 데다 화재 현장의 불길이 거세 소방당국이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대원들은 불길이 잦아들면서 건물 내부로 진입해 수색 작전을 시작했고 곳곳에서 시신을 수습했다. 건물 안전진단을 마친 상태여서 구조대 투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실종자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했는데, 모두 이(공장) 부근으로 나오고 있다”며 “실종자 23명은 2층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소방당국은 선제적으로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소방관 등 145명과 펌프차 등 장비 50대를 동원했고 큰 불길은 오후 3시10분쯤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