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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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 마지막 실종자 수습…사망자 대부분 ‘외국인 일용직’

경찰·소방 현장감식 예정
25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안전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25일 오전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마지막 실종자 1명을 수습했다.

 

마지막 실종자 시신이 발견되면서 사망자는 총 23명으로 늘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해당 시신 1구는 실종자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것은 DNA 대조 등을 거쳐야 알 수 있다.

 

이 실종자는 전날 알려진 21명 실종자 외 또 다른 실종자다. 전날 오후쯤 21명을 모두 수습한 뒤 회사 측에서 연락이 닿지 않는 1명이 더 있다고 알려오면서 소방당국 수색이 시작됐다.

 

마지막 실종자는 화재 당일 작업을 하러 온 것은 확인됐으나 오후 3시쯤까지 휴대전화 위치 값이 잡히지 않았다. 이후 오후 5시쯤 공장 인근으로 확인됐고, 소방당국은 이 사실을 확인한 뒤 2차 수색 작업에 나서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 1구가 추가 수습되면서 이날 오전 예정했던 현장감식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숨진 노동자 중 18명이 외국인으로 확인됐다.

 

국적 별로는 중국이 17명, 라오스 1명이다. 실종자 1명의 국적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이들 대부분은 처음 불이 난 공장 2층에서 발견됐다. 2층은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이 이뤄지는 곳이었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노동자 대부분이 일용직인 데다 작업자 명단이 모두 불에 타면서 정확한 신원 파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신도 불에 심하게 훼손돼 현재는 성별 정도만 구분이 가능한 상태로 전해졌다.

 

행안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피해자별로 일대일 전담공무원을 배치해 사망자의 장례 및 유족 지원과 부상자 치료 협조에 나서도록 했다.

 

이번 화재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사회재난으로 분류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다면 외국인 사망자 역시 내국인에 준해 장례와 치료 비용도 지원할 수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커 중대본과 지대본이 현장에 꾸려진 만큼 그에 따른 조치 요청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피해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화재는 전날인 24일 오전 10시31분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했다. 불이 난 곳은 연면적 2362㎡, 3층짜리 철콘조기타지붕 건물로 리튬을 취급하는 곳이다. 최초 발화는 11동 가운데 3동 건물 2층에서 일어났다. 2층은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이 이뤄지는 장소로 전해졌다.

 

경기소방은 화재 직후인 오전 10시54분 대응 2단계를 발령, 진화작업을 벌였다. 큰 불길은 화재 5시간가량 만인 오후 3시 15분 잡혔다. 이어 다음 날인 25일 오전 8시41분 불을 모두 껐다.

 

경찰은 신원미상 사망자에 대해 DNA 채취 작업을 통해 신원을 특정하고, 현장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