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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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방치 청풍교, 충북 관광명물 재탄생 예고

김영환 지사, 철거→개발 발상전환
“관광개발 국내외 공모 진행할 것”
일대 체험자원 풍부… 시너지 기대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호를 가로지르며 10여년간 방치된 청풍교가 새로운 관광 명소로 탄생할 전망이다.

25일 김영환(사진) 충북지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풍교는 차가 다닐 때 C등급, 차가 다니지 않으면 A등급으로 돼 있다”며 “우선 정밀 안전진단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적·지리적 조건으로 볼 때 충북을 대표하는 명소가 분명하다”며 “국내외 공모를 통해서 좋은 안이 마련되면 제천시민과 도민의 의사를 들어 관광 명소화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의 이런 결정은 11일 제천시를 방문해 “청풍교를 충북도의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상징물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청풍교 해체 예산이 확보됐지만 철거를 보류하고 어떻게 개발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 국내외 공모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하고 청풍교를 찾아 둘러봤다.

제천을 찾는 방문객 수도 김 지사의 ‘발상의 전환’을 뒷받침한다. 도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주요 관광지점 입장객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의림지와 배론성지, 청풍문화재단지 등 주요 관광지에 789만명이 방문해 2022년 554만명보다 42.4%(235만명) 증가했다.

제천시 청풍호 일원에는 청풍호반 케이블카와 모노레일, 유람선, 번지점프 등 체험은 물론 호수와 산을 조망할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문화재단지에서 역사의 현장을 둘러볼 수 있다. 또 청풍대교 야간경관조명 조성사업을 통해 LED투광등을 설치했다. 청풍랜드 무궁화동산에는 토끼, 보름달, 갈대, 수목경관 등을 조성해 청풍대교를 배경으로 한 사진촬영 명소로 변화했다.

청풍교는 충주댐으로 인해 단절된 제천 북부권과 남부권을 잇기 위해 건립됐다. 1985년 폭 10m, 길이 315m로 지어졌다. 2012년 바로 옆에 청풍대교가 건설되면서 청풍교는 그 역할을 잃고 12년째 방치 중이다.

충북 제천시의 남부와 북부를 잇는 청풍대교와 청풍교(앞쪽)가 나란히 청풍호를 가로지르고 있다. 충북도 제공

청풍대교 건설 당시 청풍교는 교량 상판 처짐현상 등 안전 문제로 철거 대상이었다. 제천시는 2009년 청풍교 철거를 요청했고 충북도는 이듬해 국토교통부에 교량 철거비용을 청풍대교 총사업비에 반영해 달라고 건의했다. 당시 철거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고 도는 시설물안전법상 안전관리가 필요한 소규모 시설물인 제3종 시설물로 지정해 관리에 들어갔다.

도는 4년마다 정밀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2018년에는 진단에서 안전에 큰 지장이 없는 C등급(보통)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C등급이 나왔다.

여기에 관리와 철거 등에도 난제다. 도는 보수와 보강은 지속적인 비용이 투입되고 철거에 드는 비용은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도 관계자는 “전북 완주군의 비비정 예술열차는 폐선을 활용해 관광 명소가 되었고 미국 맨해튼 하이라인공원은 방치한 고가 철도를 보존과 재사용으로 거듭났다”며 “청풍교 하부를 포함한 정밀안전진단과 보수·보강을 통한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명소화 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