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과 LG의 2024 KBO리그 맞대결이 펼쳐진 25일 서울 잠실구장. LG가 4-0으로 앞선 9회초 삼성의 마지막 공격에 LG 마운드는 여전히 선발 케이시 켈리(사진)가 지키고 있었다. 8회까지 24타자를 상대로 탈삼진 3개를 곁들여 모두 범타 처리하며 퍼펙트 행진을 이어온 켈리에겐 KBO리그 최초의 퍼펙트게임 달성까지 딱 아웃카운트 3개만이 남아있었다.
LG팬들의 기립 박수 속에 마운드에 오른 켈리가 상대할 삼성의 9회 첫 타자는 7번 타자 윤정빈. 켈리는 볼카운트 0B-1S에서 2구째 체인지업을 한가운데로 던졌고, 윤정빈은 이를 그대로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켈리의 퍼펙트 피칭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켈리는 아쉬움에 한참 동안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퍼펙트는 깨졌지만, 켈리는 방심하지 않았다. 후속 타자 강민호를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아낸 뒤 대타 김헌곤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1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강민호를 병살로 처리하면서 이날 상대한 타자는 딱 27명이었다. 투구수는 단 102개.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9㎞였다. 지난 4일 KIA를 상대로 롯데의 애런 윌커슨이 9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이후 나온 올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이다.
켈리는 이날 경기 전까지 15경기에 등판해 3승7패 평균자책점 5.13, 피안타율 0.302,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46으로 2019년 KBO리그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비록 퍼펙트는 실패했지만, 2020년 10월9일 NC전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거두며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LG 타선도 삼성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맞아 2회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켈리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오스틴의 2루타와 박동원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 기회에서 문보경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후 1사 2루에 안익훈이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4-0으로 달아났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이날 승리로 삼성의 연승 행진을 ‘5’에서 막아선 3위 LG는 시즌 전적 43승2무34패로 2위 삼성(43승1무33패)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줄였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데뷔전을 치른 대체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두산을 5-4로 이겼다. KT는 인천에서 SSG를 6-1로 눌렀다. 고척돔에서는 키움이 9회 2사에 터진 로니 도슨의 끝내기 2타점 2루타로 6-5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