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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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지키다 죽었나"...'화성 화재' 분향소서 파출소장 막말 논란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 안산 분향소 설치 도중 실랑이
27일 경기도 화성시청에 설치된 화성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추모 분향소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사망자를 기리기 위한 분향소에서 지역 파출소장이 경솔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일고 있다.

 

‘화성 공장 화재 이주민 공동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위원장을 맡은 박천응 목사 등은 27일 낮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다문화 공원에서 사망자를 기리기 위한 분향소를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관할 파출소장 A 씨가 방문했고 분향소 설치에 관해 지자체의 허가를 받았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책위 관계자들은 “신청은 했지만, 허가는 받지 않았다” 고 답했다.

 

그러자 A 씨는 “분향소는 나라를 지키다가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설치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고, 이에 대책위 관계자들은 “그렇다면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분만 추모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박 목사는 “이번 사고 사망자분들이 잘못을 저질러서 돌아가신 것도 아닌데, 공직자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대책위는 이번 사고로 중국인 등 외국인이 사망한 것을 고려, 다문화특구가 있는 안산에서 많은 외국인들과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분향소를 설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경기남부경찰청은 “관할 파출소장이 분향소 설치 현장에서 지자체 허가 여부를 확인하던 중 신고만 하고 허가받지 않았다는 말에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A 씨는 큰 상처를 입었을 이주민 단체 측과 유족에게 사과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24일 오전 10시31분쯤 경기 화성시 서산면 전곡해양산업단지 내 리튬이온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망자 23명, 중상 2명, 경상 6명으로 피해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중 한국인은 5명, 외국인은 18명으로 각각 파악됐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