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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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급망 안정화 대책 가동, 유사시 대비에 빈틈없어야

제2의 요소수 대란을 막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공급망 안정 대처기구인 공급망안정화위원회가 가동에 들어갔다. 어제 최상목 경제부총리(위원장) 주재로 첫 회의를 열고 공급망 안정화 추진전략을 의결했다. 2021년 10월 요소수 대란 이후 2년8개월 만이다. 이 기구는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에 따라 설치된 것으로 수입의존도가 높거나 국민 생활에 필요한 원재료와 부품 등을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하고 위험이 발생할 경우 범부처 대처에 나서게 된다. 공급망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정책컨트롤타워가 되기를 기대한다.

위원회는 앞으로 경제안보품목을 200여개에서 300여개로 늘리고 수입선 대체·생산 내재화(국산화)·해외자원개발 등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오는 8월 5조원의 기금으로 경제안보 품목·서비스 안정에 기여한 기업(선도사업자)에 연 4%대의 저금리로 돈을 빌려준다. 때맞춰 한국과 미국, 일본 산업장관들은 그제 공동성명에서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분야 공급망 강화를 위해 3국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중국을 견제하는 3국 경제안보동맹이 결성된 셈이다. 산업용 광물의 95% 이상을 해외에서 들여오고 핵심광물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공급망은 자원이 부족하고 외풍에 취약한 한국 경제의 생명줄이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세계 각국의 수출·수입구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공급망 교란에 가장 취약한 나라로 꼽혔다. 미·중 패권경쟁 격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각국의 자원 무기화와 공급망 교란은 갈수록 심각해진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반도체 제조용 갈륨과 게르마늄,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흑연의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다음 달부터 우주항공·조선 분야의 소재·부품·장비의 수출통제에 나선다. 단기간에 대중 의존도를 낮추기 쉽지 않은 만큼 중국과의 관계 개선·통상협력에 외교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공급망 안정은 위험 가능성을 미리 파악해 신속하고 충분한 지원을 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도 원재료·핵심부품 등의 국내외수급동향과 가격, 생산량 변화, 외국 정부·기업의 정책변경 등을 점검하는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한다. 특히 공급망 위험을 미리 알리는 국가정보원의 워치 타워(감시탑)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 일본과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정보기관이 경제안보업무를 주도하는 추세다. 범부처 차원의 신속하고 유기적인 협력체제가 구축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