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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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극우당 대표 “이슬람과 문화전쟁” 선언

바르델라, 반이민 정책 강화법 예고
제1당 가능성에 유력 총리 후보 꼽혀

프랑스 조기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가 “이슬람과 문화전쟁을 수행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집권 시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바르델라 대표에 따르면 법안에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종교지도자 중 극단적인 성향을 보이는 인물에 대해 추방령을 내리고 해당 이슬람 사원도 신속하게 폐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 AFP연합뉴스

또한 여성이 베일 등으로 얼굴이나 신체부위를 가리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도 담기게 된다. 프랑스에 광범위하게 자리 잡고 있는 이슬람 이민자 사회와 격렬하게 충돌할 수 있는 법안들이다. 바르델라 대표는 “법률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서 전쟁이 수행돼야 한다”면서 이슬람 사회와의 충돌을 피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강조했다.

바르델라 대표는 경제 측면에서는 부가가치세 완화와 프랑스 기업에 대한 공공구매 우대 등 유럽연합(EU)이 지향하는 정책 목표와 다른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N은 총선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 제1당을 차지할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RN이 이끄는 우파 연대가 36%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28세의 젊은 정치인인 바르델라 대표는 예상대로 RN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RN이 집권에 성공해 프랑스 행정부를 운용하더라도 정책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날 프랑스 공직사회에서 RN 소속 총리가 구성하는 정부의 명령에 불복종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공무원들은 ‘명백하게 불법적이고 공익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생각되는 명령을 거부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