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전국 곳곳에 폭우 피해가 속출했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제주도 서귀포에 시간당 55.5㎜의 장맛비가 쏟아지며 이달 시간당 강수량 기준 역대 1위를 경신했다. 성산에도 시간당 81.0㎜의 폭우가 내렸다.
광주·전남에도 시간당 최대 45.0㎜의 비가 내렸고, 부산·경남 대부분 지역에도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하동 지역에 110㎜ 이상의 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부터는 충북에도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일부 지역에서 12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산·시흥·김포·평택·화성 등 서해안권 5개 지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강풍 특보가 내려진 인천에서는 여객선 운항이 통제되고 있다. 제주공항에는 전날 오후 4시30분부터 강풍특보가, 이날 오전 6시37분부터 급변풍(이륙방향) 특보가 발효됐으며 일부 노선은 사전 결항이나 지연 등 차질을 빚고 있다. 제주 전 해상에 풍랑특보가 발효돼 뱃길도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한라산 입산은 이틀째 전면 통제됐다.
피해 신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3개 시·도 3개 시·군·구에서 21세대 31명이 일시 대피했고, 전국 4094개소에서 추가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한 도로에서는 도로가 물에 잠기며 차주 3명이 고립돼 차를 버리고 대피했다. 전날 오후 제주시 노형동에서 아파트 외벽이 떨어졌고, 이날 오전 1시쯤에는 제주시 이도1동에서 펜스가 날려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했다. 제주 소방당국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모두 43건의 호우·강풍 피해를 접수했다.
광주·전남에서도 도로가 붕괴하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 신고가 최소 14건 접수됐다. 나무와 전신주가 쓰러지고 물에 잠긴 도로가 패는 등 피해도 있었다. 부산에서도 강풍에 가로수가 넘어지거나 텐트가 날아가고, 지하 노래방과 상가, 마트 등의 침수, 하수구와 맨홀이 역류하는 등의 신고가 119에 잇따라 접수됐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인천에서 접수된 강풍·호우 관련 119 신고는 총 19건이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빌라 지하층에서 하수구가 역류하며 침수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배수 조치를 했다.
행정안전부는 전날 오후 5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중대본은 “기상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강수 지역 안전 관리를 철저히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 지역에서 이날 오후 6시를 기점으로 비가 그치겠지만, 전남 남해안과 경북권 남부, 경남권, 제주도 등에서는 밤까지도 비가 내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