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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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 단독 초상휘장 첫 등장 “머리서 민족·통일 삭제하고 핵무력 강화 매진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상휘장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북한에서 ‘김정은 우상화’가 본격적으로 표면화된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30일 게재한 노동당 제 8기 10차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 2일차 보도에서 당 간부들 가슴에 김정은 초상휘장이 달린 모습의 사진이 포착됐다. 기존엔 김일성-김정일 얼굴이 새겨진 쌍상 초상휘장이 사용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초상휘장을 당 전원회의에서 패용하고 사진으로 공개한 것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 김정일 등 선대수령의 반열에 들었음을 공식화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김일성 주석은 58세 집권 25년인 70년에 초상휘장 첫 등장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50세 후계자  공식화 12년인 92년에 초상휘장 첫 등장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40세 집권12년차인 2024년에 초상휘장 첫 등장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 경제, 군사, 외교, 사회문화 등 전분야에서 최고지도자로서 자신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30일 공개된 북한 관영매체 사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측근 조용원 당 비서가 김정은 초상휘장을 패용한 모습. 조선중앙통신

김일성 주석은 초상휘장 등장 2년후 72년 사회주의헌법 개정으로 수령절대독재를 강화했고, 김정일 위원장은 초상휘장 등장 1년후 1993년 국방위원장 등극으로 김일성-김정일 공동정권에서 김정일 단독정권으로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양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도 초상휘장 등장을 계기로 남북관계 적대적 2개국가론을 강화, 주석제 부활, 핵무력고도화로 김정일 국가제일주의로 나아갈 듯하다“며 “김일성과 김정일은 초상휘장 등장 후 북한은 민족문제와 통일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나 김정은 위원장은 민족통일문제를 머리에서 삭제하고 핵무력에 토대한 적대적 2개 국가론 강화에 매진할 듯하다“고 했다.

30일 공개된 북한 관영매체 사진에서 리일환 당 비서가 김정은 초상휘장을 패용한 모습. 조선중앙통신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차기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 개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당규약과 헌법개정을 통해 남한을 상대로 한 적대국, 전쟁시 영토평정과 전 사회를 김정은주의화하자는 문구를 명시하는 등, 수령절대독재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