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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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하루에 여러잔 부담? 디카페인이 있잖아요” [일상톡톡 플러스]

꺾이지 않는 ‘디카페인’ 커피 인기
커피전문점 등 디카페인 매출 好好

“늦은 시간에도 커피 즐기고 싶어 해
관련 소비시장 빠른 속도로 커질 듯”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국제 원두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기업들이 커피 가격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일각에선 하반기 커피 가격의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네슬레는 오늘부터 네스카페 수프리모 아메리카노, 수프리모 병(100g) 등 인스턴트 커피와 핫초코 오리지널 원컵 등 분말 음료 제품 출고가를 7% 인상했다. 롯데네슬레의 가격 인상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사측은 제조 원가가 급등해 원가 부담이 커짐에 따라 부득이하게 공급 가격을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최근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사용하는 로부스타 원두 가격은 2020년 kg당 1.30달러에서 지난 4월 3.97달러로, 3배 증가했다.

 

커피 전문점에서 취급하는 아라비카 원두도 2020년 파운드당 1.11달러에서 지난 4월 2.21달러로 2배가 됐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원두 생산국인 베트남과 브라질 등 국가에 가뭄이 이어지면서 생산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원두 가격 상승이 지속할 경우 커피 전문점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제품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원두 가격 급등과 고환율까지 겹쳐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게티이미지

 

원두값 인상에도 전국에서 커피전문점 수는 10만 개를 처음 넘어서며 2016년에 비해 2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났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2022년 말 기준 10만 729개로 전년(9만 6437개)보다 4292개(4.5%) 늘어 1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2016년 5만 1551개에서 불과 6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커피전문점 매출은 2022년 기준 15조 5000억 원이며 종사자는 27만 명이다. 종사자 1∼4명 이내 매장이 8만 4000개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내 카페 가운데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만 6000개다.

 

2022년 기준 커피 업종 가맹점 수는 전년보다 13% 늘었다. 커피 브랜드 수는 886개로 치킨(669개)보다 200개 넘게 많다.

 

1999년 7월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문을 연 이후 2000년대부터 커피전문점은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디야커피 등 중저가 커피나 저가 커피 브랜드는 매장이 3000개 내외에 달한다.

 

커피 수입액도 증가했다. 작년 커피(생두와 원두) 수입액은 11억 10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로 2년 연속 10억 달러를 넘었다. 이는 5년 전의 1.7배이며 10년 전과 비교하면 2.7배다.

 

올해 1∼5월 커피 수입 금액은 4억 633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5월까지 커피 수입 중량은 8만 4654t으로 11.4% 늘었다.

 

픽사베이

 

건강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 커피에 비해 카페인 함량을 90% 이상 줄인 디카페인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커피전문점과 스틱커피 제조사의 디카페인 커피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입무역통계에 의하면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2018년 1724t에서 2023년 6521t으로 5년 만에 2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커피 수입량에서 디카페인 생두·원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1.08%에서 3.39%로 증가하는 추세다.

 

스타벅스 코리아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2017년 8월 디카페인 커피를 출시할 당시 메뉴는 카페 아메리카노, 카페 라떼 2종에 불과했지만, 12일 기준 총 10종을 판매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전년 대비 디카페인 커피 매출 신장률은 2022년 5.8%, 2023년 4.5%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1~5월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동서식품 ‘카누 디카페인’ 제품도 최근 3년간 매출이 꾸준히 유지되는 등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디카페인 커피를 선호하는 현상은 헬시 플레저 트렌드 유행과 맞닿아 있지만,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도 큰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며 "늦은 시간에도 커피를 즐기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도 디카페인 커피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