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새벽 서울지하철 3호선 도곡역∼대치역 구간에서 화재가 발생해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작업용 특수차의 리튬 배터리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본격적인 출근 시간대가 되기 전 진화가 완료돼 출근길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최근 경기 화성시 리튬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와 관련, 리튬 배터리 전용 소화기에 대한 인증기준 등 마련에 착수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42분 3호선 도곡역∼대치역 구간 하행선 선로에 있는 특수차 배터리에서 불이 나 연기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장비 37대와 인력 140명을 동원, 오전 5시48분 모터카를 수서차량기지로 견인했다. 신고 약 3시간만인 오전 6시39분 큰 연기를 잡았고, 오전 8시41분 완전히 진화했다. 불이 난 배터리는 리튬 배터리로, 불꽃이 튀진 않았다고 한다. 당국은 리튬 배터리의 온도를 낮추고자 연기가 발생한 특수차에 물을 뿌린 뒤 선로 밖으로 빼냈고, 이후 배터리를 모터카에서 완전히 뜯어내고 수조에 완전히 담가 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는 이날 오전 5시34분 시민들에게 “03:42 3호선 도곡∼대치역 간 하선 특수차 배터리에서 연기 발생으로 상하선 열차 중단,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 21분 뒤인 오전 5시55분엔 “특수차 배터리 연기 발생은 조치 완료되어 상하선 열차 운행 중입니다”라고 다시 안내했다.
이 화재로 이른 출근길에 나섰던 일부 시민이 불편을 겪었으나, 본격적인 출근 시간대가 되기 전 진화 작업이 완료되면서 대란 수준의 사태는 피했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와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같은 날 오후 4시42분엔 서울지하철 9호선 흑석역 승강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연기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퇴근길 상·하행 열차가 흑석역을 무정차 통과하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연기 발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청은 이날 ‘소화기 등 인증기준 개선 실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사상자 31명을 낸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의 후속 조치다.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리튬 배터리는 물과 조금만 닿아도 화재를 일으킬 수 있고, 순식간에 1000도 이상으로 온도가 치솟는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리튬 배터리에 대한 화재 유형과 소화기 인증기준이 국제적으로 없는 실정이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만 금속화재(D급) 소화기 기준을 도입했다.
TF는 산·학·연 전문가 자문단으로 구성되며, 소규모 리튬 전지 소화기기(가칭) 인증기준 도입과 금속화재 형식 승인 기준 조기 마련, 리튬전지·금속화재 관련 소화 성능에 대한 효과성 분석 등을 진행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변화하는 재난환경에 적극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