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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수 빠진 머리카락, 심어서 해결?…‘이런 사람’은 효과 따져봐야 [건강+]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찾아오는 ‘탈모’는 현대인들의 고민거리다. 최근 20~40대 젊은층이 전체 탈모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층은 탈모로 인해 사회적으로 위축되거나 자신감 하락, 우울감 등에 시달릴 수 있어 탈모 약 복용이나 모발이식 등 치료에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모발이식은 정말 탈모인들의 ‘꿈의 치료’일까. 전문가들은 “탈모인들에게 모발이식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분명 시술 효과가 떨어지는 케이스도 존재한다. 자신의 상태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참고용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탈모 원인은 정확히 밝혀진 원인이 없다. 유전적 요인과 영양 부족,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보기도 한다. 안드로젠 탈모증은 가족력 등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외에 노화나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오염도 거론되고 있다. 

 

흡연 역시 탈모 현상을 가속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남성형 탈모와 여성형 탈모를 통칭해 안드로젠 탈모증은이라 한다. 안드로젠 탈모증은 남성호르몬의 한 형태인 디히드로테스토스테론(DHT) 때문에 발생하는데, 흡연은 DHT을 형성하는 세포 활성을 증가시켜 모낭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2년 탈모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약 25만명에 달한다. 이 중 약 10만명이 2030 젊은층으로, 전체 탈모 환자의 40% 가량에 해당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의 경우 10~30대 젊은 탈모 환자가 50%에 달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2030세대 탈모 환자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 모재성 모발이식센터 원장(대한모발이식학회 학술이사)은 “과거에 비해 환경적, 생태적인 영향으로 탈모가 일찍 발현되는 점도 있고, 젊은층은 기성세대보다 외모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추세기 때문에 통계상 집계가많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탈모는 한 번 생기면 없애기가 어렵고 치료도 까다로워 조기 대처가 필요하다. 탈모가 진행되면 3가지 유형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인 것은 안드로겐성 탈모증이다. 남성형의 경우 앞머리 헤어라인이 올라가면서 정수리 모발이 가늘어지는 일명 ‘M자 탈모’와 헤어라인 후퇴 없이 정수리 모발만 가늘어지는 탈모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경우 머리카락이 얇아져 숱이 줄어드는 유형과 원형탈모 유형이 많이 관찰된다. 원형탈모는 동전 모양으로 털 빠짐이 두피나 몸에 생기는 것을 말한다. 부분적으로도 생기지만 여러 군데 원형탈모가 합쳐져 머리 전체가 빠지는 형태나 전신의 모든 털이 빠지는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 큰 수술이나 출산, 심한 스트레스 등 신체적·정신적 변화에 의해 생기는 탈모는 원형 탈모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전세계적으로 탈모 환자가 늘면서 관련 시장도 급증하는 추세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1년 990억원 대였던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은 2023년 1024억원으로 성장세다. 국내에서 흔히 사용되는 탈모치료제 성분은 피나스테리드(오리지널 제품명: 프로페시아)와 두타스테리드(오리지널 제품명: 아보다트), 미녹시딜 등이 있다.  복제약인 한올바이오파마의 피나스테리드 성분 탈모 치료제 ‘헤어그로정’은 지난 1월 월 판매량 140만 정을 돌파하며 해당 성분 시장 상위권에 진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 뷰 리서치’는 2021년 1034억원 규모였던 국내 탈모 시장이 2028년 1928억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은 2020년 약 8조원에서 2028년에는 19조원까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모발이식’을 고려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모든 탈모인들에게 모발이식은 정답이 아닐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에 대해 모 원장은 “모발이식이 꿈의 치료로 여겨지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스트레스로 인해 급격한 탈모가 진행됐다면 원인을 없애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 원장은 “탈모 환자가 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모발이식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외모 관심이 많은 젊은층은 적극적으로 모발 이식을 고려하고 있는 추세”라면서도 “선천적으로 모발이 가늘거나 공여부(뒷 모발) 밀도가 낮아 이식 할 수 있는 갯수가 적은 경우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뒷머리 모발이 굵고 풍성할수록 이식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의 경우라면, 이식보다 선제되여야 할 것은 심리적인 안정”이라며 “먼저 주사 치료를 1년 정도 시행하고 이후에 모발이식을 고려할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