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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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철 "시청역 사고 급발진 여부, 블랙박스 오디오 있어야 판단"

“오디오 담긴 블랙박스·페달 블랙박스 중요”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 인근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 사고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교통사고 전문가 한문철 변호사가 지난 1일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사고’와 관련해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려면 오디오가 담긴 블랙박스와 페달 블랙박스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변호사는 2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라이브 방송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며 “현재 시청역 사고 급발진 여부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아직은 차량(가해차량) 블랙박스 등 구체적인 증거들이 분석되지 않아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운을 뗐다.

 

한 변호사는 “급발진이 인정되려면 내가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가 달려 나갔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판사들은 내 눈에 브레이크를 밟았다는걸 보여달라고 하는데, 그걸 못 보여주기 때문에 전부 패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운전자의 발이 어느 페달을 밟고 있었는지를 촬영하는 페달 블랙박스는 급발진을 증명하는 데에 필요하다”면서 “페달 블랙박스를 장착한 운전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고 지적했다.

 

당시 주행속도, 제동페달 동작 여부를 기록하는 EDR(사고기록장치)도 급발진 여부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2022년) ‘강릉 급발진 의심사고’에서도 EDR기록과 실제 실험의 차이가 많았다”며 “(EDR은) 당시 상황을 기록할 뿐 운전자의 행태를 알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이어 차량 내부 음성이 담긴 블랙박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디오와 함께 실내를 비추면서 운전자와 동승자 부부가 보이는 모습이 있으면 그것을 보고 판단할 수 있다”며 “오디오가 없으면 꽝이다. ‘이차가 미쳤어’ 하는 생생한 오디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변호사는 “민사재판에서 급발진 사고가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면서 “운전자가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었음을 직접 증명해야 하는데 그것을 증명하지 못하니 패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해 운전자의 형량에 대해선 “아마 운전자가 (단순 교통사고로)유죄를 받으면 단순 교통사고 법정 최고형인 5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모든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너무 큰 사고라 무죄는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