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의 한 중학교에서 2학년 학생들이 후배와 동급생을 협박하고 돈을 갈취한 사건의 피해자가 41명으로 늘어났다. 사안 발생 초기인 지난달 말에는 피해 학생이 5명에 불과했지만 전수조사를 거치니 피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3일 경남도교육청은 중학교 2학년 A(14)군 등 일행 4명이 수개월간 학생들을 협박하며 괴롭힌 사건의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해당 학교와 인근의 타 중학교 1~3학년 18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가해 학생 A군 등 4명은 지난 3월부터 자신이 다니는 진주 모 중학교와 인근 중학교 학생 41명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돈을 안 보내면 패주겠다”는 식으로 협박, 금품을 갈취했다.
가해 학생 4명은 모두 중학교 2학년이었으며 피해 학생 41명은 전부 1~2학년이었다. 30명은 같은 중학교, 11명은 인근 타 중학교 학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대부분은 남학생이었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들을 상대로 적게는 5000원, 많게는 2만원까지 1~2차례 갈취했다. 총 피해 금액은 126만원으로 조사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가해 학생들이 유흥비 등에 쓰기 위해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가해자들은 일부 학생에게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동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지를 잡아 내리려 시도하거나 신체 중요 부위에 이름표를 붙이고 인증 사진을 보내라고 강요했다. 폭행 피해 사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지난달 21일 한 피해 학생의 담임 교사가 이 같은 괴롭힘을 알게 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가해 학생은 모두 형사책임을 지는 연령으로, 촉법소년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 대한 처벌 수위는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학교 내에서 분리 조치하고 인력과 상담, 법률, 교육 등 관련 중학교 정상화 지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