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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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들인 군산 해상낚시공원 6년째 ‘표류’…이번엔 “10억 투자해 어선 계류시설로”

전북 군산시가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고군산군도에 설치한 해상낚시공원이 완공된 지 6년째 방치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군산시는 또다시 10억원을 투입해 이 공원 시설물을 어선 계류시설로 개조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군산시 등에 따르면 해양 레저·관광 산업 활성화와 어업인 소득 증대 명목으로 고군산군도에 속한 19개 유인도 중 한 곳인 장자도 앞 바다에 국비와 지방비 등 예산 20억원을 들여 해상낚시공원을 2018년 완공했다.

 

2018년 조성 이후 운영자를 찾지 못해 6년째 표류 중인 전북 군산시 고군산군도 내 장자도 해상낚시공원 모습. 군산시 제공

낚시공원은 장자도 물양장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160m 길이의 낚시터와 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등을 갖췄다. 장자도를 비롯한 고군산군도 방문객의 낚시 체험장과 관광시설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했지만, 완공 이후 위탁 운영업체를 찾지 못해 올해로 6년째 방치된 상태다.

 

이러던 사이 태풍과 염분 등에 노출된 다리 구조물이 일부 파손되거나 녹이 슬고, 곳곳에 갈매기 배설물 등이 쌓였다. 하지만, 시설 관리조차 제대로 안 되다 보니 해양 경관을 해치는 흉물로 전락했고, 일대 주민들은 ‘세금만 낭비한 시설'이라는 눈총을 샀다.

 

군산시는 결국 해상낚시공원의 낚시터 용도를 폐지하고, 기존 구조물 등을 부잔교로 활용해 어선 계류시설(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추진하는 이 사업에는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낚시공원 활용 방안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어 대안으로 선박 접안시설이 필요하다는 주민 의견에 따라 어선 계류시설로 개조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군산시민은 “구체적인 사업 운영 계획 등 없이 짓고 보자는 식으로 추진하다 보니 이런 결과를 낳은 게 아니겠느냐”며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고군산군도 자연환경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시설 설치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