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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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밀착 과시, 푸틴의 KGB식 정보전”… 前 CIA 모스크바 지부장 분석

“韓에 ‘우크라 개입’ 대가 경고”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의 군사협력 강화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미국과 미국 동맹국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KGB(소련 국가보안위원회)식 정보작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뉴시스

대니얼 호프먼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모스크바 지부장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재단 주최로 열린 북·러 정상회담 분석 웨비나에서 푸틴 대통령이 북·러 협정 체결을 적극 공개한 것에 대해 “미국과 그 동맹국인 한국, 일본, 필리핀, 호주 등에 러시아의 적이 되면 대가가 따를 것임을 보여주는 KGB식 정보작전의 모양새가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옛 소련의 정보기관인 KGB 출신이다.

 

호프먼 전 지부장은 “만약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메시지가 북·러 조약을 부각한 푸틴 대통령의 의도 중 하나였다”고 분석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정말로 우리 진영(미국과 그 동맹국)의 ‘가시’(thorn)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호프먼 전 지부장은 푸틴 대통령이 궁극적으로는 주적인 미국에 대항하는 것을 시야에 둔 채 북한과의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직면한 도전은 러시아의 후원 속에 김정은이 호전적 언사를 강화하고, 남북 평화통일 정책을 폐기하고,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개발하는 데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는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은 미국의 안보에 이전 그 어느때 이상으로 위험을 키우는 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