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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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손배소송 변호인단에 최재형 합류… 소송전 번지나

최 “전공의 법적 지위 너무 불안
정부 권력남용… 원고 추가 모집”
정부·병원 상대 소송 확산 전망

아산병원도 4일부터 진료 조정
환자단체 1000명 ‘휴진 철회’ 집회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이 정부와 수련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및 퇴직금 청구 소송의 변호인단에 최재형(사진) 전 감사원장이 합류했다. 최초 사직 전공의 3명이 제기한 소송의 규모가 점차 확대되며, 의정 정부와 전공의 간의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과 가톨릭의료원 사직 전공의 3명은 2월에 사직서를 낸 수련병원에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지난달 26일 법무법인 하정을 통해 소송을 냈다. 하정 대표변호사인 강명훈 변호사와 최 전 원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 등을 함께 나온 ‘50년 지기’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장 등을 지낸 최 전 원장이 친구의 법무법인에 합류하면서 변호사 이름을 걸고 전공의 소송에 ‘참전’한 것이다.

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최 전 원장은 “친구의 법인에 합류하면서 이번 소송에도 함께하기로 했다”며 “전공의들의 법적 지위가 현재 너무 불안정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이를 좀 안정시키자는 의미로 진행되는 소송”이라고 했다. 이어 “이미 소장을 낸 3명 외에 추가로 원고들을 모집하고 있다”며 “추가 소송을 한꺼번에 진행할지, 나눌지 등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마치 전공의들을 범죄인 취급하면서 정부가 업무개시명령 등으로 강제하고 있다”며 “사직서 수리도 안 하고 다른 병원으로 전직이나 군대를 가는 것도 못하게 하고 있다. 이건 행정부가 권력을 남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 전 원장의 변호인단 합류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송 참여를 고려하는 전공의가 늘고 있는 분위기다.

 

의대 교수들의 휴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자들의 반발을 커지고 있다. 서울의대와 연세의대에 이어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집단휴진을 시작하는 날, 환자와 보호자 1000여명은 의사 집단휴진 철회를 촉구하며 거리로 나선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연합뉴스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4일부터 정부 정책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중증·응급환자 위주로 진료를 보며 향후 진료 일정을 계속 조정해 가기로 했다”며 “수술은 작년 동기간에 비해 49% 감소하고 전주 대비 29% 줄고, 외래진료 환자는 작년 동기간 대비 30.5% 전주 대비 17.2%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대위는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중복진료를 금지하고 이미 시작된 지방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이미 발표한 정책과 예산을 즉시 투입하라”고 주장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는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환자와 보호자,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여하는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 환자 총궐기대회’를 연다.


이정우·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