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1000억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가 적발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옛 크레디스위스(CS)에 271억7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조치를 의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2021년 4월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과징금 제도가 시행된 뒤 역대 최대 수준이다.
증선위에 따르면 구 CS 그룹 소속 2개 계열사인 CSAG(현 UBS AG), CSSL은 같은 그룹 계열사나 다른 증권사에 대여 중이던 주식의 반환이 확정되기 전 이를 매도해 공매도 규정을 위반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빌린 주식을 기반으로 한 공매도만 허용한다.
CSAG는 2021년 4월7일∼2022년 6월9일 20개 종목에서 603억3094만원어치 무차입 공매도를 한 사실이 적발됐고, CSSL은 2021년 11월29일∼2022년 6월9일 5개 종목을 대상으로 352억8321만원의 무차입 공매도를 했다.
CSAG에는 169억4000만원, CSSL은 102억3000만원의 과징금이 각각 부과됐다. 개별건수 기준으로 각각 역대 최고치 및 3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다만 실제 결제 불이행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시장에 영향이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금융감독원이 당초 CSAG와 CSSL에 사전 통지한 것으로 알려진 500억원보다 과징금이 줄어들었다. CS는 지난해 스위스 1위 은행 UBS에 인수됐으며, 지난 5월 말로 합병절차가 마무리됐다.
한편 금감원이 지난해 11월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 14개 그룹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한 뒤 이날까지 42건, 635억60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