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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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김병주 “‘정신 나간’은 막말 아냐… 국민의힘이 나를 도와주고 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라디오서 與 겨냥 “말꼬리 잡고 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같은 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의원총회를 마친 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 파행의 불씨가 된 ‘정신 나간 與’ 발언을 사과할 수 없다면서,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밝힌 자신의 존재감을 오히려 국민의힘이 부각시켜준다고 쾌재를 불렀다.

 

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자신의 발언을 국민의힘이 이슈화시켰다며 이같이 반응했다. 이어 “국민의힘 전체가 나서서 내가 사과해야 본회의를 열겠다고 1:108 구도를 만들었고, 대정부질문이 끝나고도 20~30명이 모여 나를 에워싸고 1:30 구도를 만들었다”며 “국민의힘이 오히려 선거를 도와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말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지난달 2일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의 ‘계속되는 북한의 저열한 도발 행위는 한미일 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할 뿐입니다’ 제목 논평을 김 의원은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최근 한미일 ‘프리덤 에지’ 연합훈련이 있었다. 한미일 훈련이 강화돼 한미일 동맹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독도에 대한 야욕을 가진 나라와 어떻게 동맹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과를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사과할 사람은 국민의힘”이라며 “일본과 동맹한다는 데 정신이 안 나갔나. 정신줄 놓지 말라”고 쏘아붙인 그는 사과 의향을 물은 주호영 국회부의장에게도 거절 의사를 밝혔다.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사과는 여당이 해야 한다”며 날을 세웠고, 고민정 최고위원도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지 않기 위한 국민의힘의 의도적 파행이 아니냐”고 김 의원에게 힘을 보탰다.

 

여당을 국정과 협치의 파트너가 아닌 비난과 조롱의 대상으로밖에 여기지 않는다는 국민의힘의 맹비난에 김 의원은 라디오에서 “말꼬리를 잡고 있다”고 받아쳤다. 진행자가 ‘올바른 용어’를 묻자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또는 한미일 군사 협력, 안보 협력이라는 단어를 쓰는 게 맞다”고 답한 그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주변국 일본과는 적절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에서 이런 단어도 제대로 못 쓴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정신 나간’이라는 단어도 막말이나 과격한 말이 아니다”라며 “사전에 찾아봐도 관용적인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저 친구가 이 추운 날씨에 반팔 차림으로 돌아다니다니 정신이 나갔군’이라는 사전 속 예시까지 끌어와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이라고 거듭 내세웠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