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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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MBC, 노동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2차전 돌입하는 野 vs 방통위

윤석열 대통령이 사퇴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임으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지명했다. 이 후보자가 방통위에 입성할 경우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등에 속도를 낼 것이고, 결국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와 야권을 주축으로 대대적인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현재 야당이 방통위를 정조준한 상황에서 김재철 MBC 사장 당시 언론노조 탄압과 관련이 깊은 이 후보자에 대한 대대적인 반대가 예상된다.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4일 “방송이 지금은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진 사퇴한 김 위원장과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에 대해선 “어떤 불법적인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 정치적 탄핵을 앞두고 대민의 방송과 통신 담당 기관의 업무 중단 상황 만들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떠난 분들”이라고 감쌌다.

 

이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김 전 방통위원장을) 탄핵한 정당에선 현 정부의 방송장악을 막기 위해 발의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가, 현 정부가 방송을 장악했느냐”고 지적했다. 바이든 날리면, 청담동 술자리, 김만배·신학림 대선 개입 허위 보도 등을 열거한 이 후보자는 “가짜 허위 기사다. 정부가 방송을 장악했다면 이런 보도나 기사가 가능하겠느냐”고 주장했다.

 

이날 이 후보자의 지명소감 중에 눈에 띄는 점은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에 대한 평가였다. 이 후보자는 “공영방송 다수가 민주노총 소속이다. 공영방송이 노동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의 언론조에 대한 평가가 주목을 받은 것은 과거 김재철 사장 시절 언론노조 탄압에 동조했다는 비판과 관련이 있다.

 

이 후보자는 MBC 기자 출신으로 김재철 사장 시절 MBC홍보국장을 지냈고 기획조정본부장을 역임했다. 당시 김 사장의 입이 되어 노조 탄압의 전면에 섰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2년에는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였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대대적인 반발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사청문보고서 미채택에도 불구하고 임명된 장관급 인사들이 많은 만큼 윤 대통령의 임명은 예견된 수순이란 견해가 많다.

 

현재 방통위에는 MBC와 KBS, EBS의 이사진 교체 등 현안이 산적해있다.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현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는 8월12일 종료된다. 같은달 31일엔 KBS 이사진, 9월14일엔 EBS 이사진의 임기가 각각 만료된다. 방통위는 그간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등에 대한 해임을 시도했지만 법원이 해임처분 효력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이사진 교체에 답보상태를 거듭해 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