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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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대 출항’ 알린 조국의 본색인가…“‘보조재 정당’ 아냐, 후보 낼 곳은 낼 것”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차기 당 대표 출마 위해 현 대표 사퇴
위성 정당도 ‘보조재 정당’ 아니라고 천명…조국 혁신과 정치 혁신 강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차기 당 대표 출마를 위한 현 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오는 20일 전당대회에서의 차기 당 대표 출마를 위해 4일 현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몸을 굽혀 모든 힘을 다해 죽은 뒤에야 그만둔다’는 의미의 ‘국궁진췌 사이후이(鞠躬盡瘁 死而後已)’를 언급했다.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창당을 알리면서 언급했던 ‘쇄빙선’에서 한발 더 나아간 ‘당당한 함대’를 출항시킨다는 표현으로 혁신당이 윤석열 정권과 더욱더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향후 선거에서는 지역구에서도 후보를 내겠다고 천명해 더 이상 야권의 ‘보조재(補助材) 정당’이 아니라는 점에도 쐐기를 박았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조 대표의 차기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은 가족의 일에 관한 사과로 시작됐다. 자신은 흠결이 있는 사람이라면서 “저와 가족의 일로 국민에게 상처를 드렸다”고 운을 뗀 조 대표는 “변명하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다만, 조 대표의 사과 포인트는 하나 더 있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검찰개혁 책임자로서 정치 검사들의 준동을 막지 못했다”며 “망나니 검찰 독재정권의 탄생을 저지하지 못했다”고 이를 자신의 과오라 일컬었다.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로 검찰과 언론의 조리돌림을 당했다며 조 대표는 “가시 울타리 두른 집에 가두는 ‘위리안치(圍籬安置)’형에 처해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흡사 발가벗겨진 채로 광장에서 돌팔매를 가족이 맞은 것과 같다면서, 지난 5년간 그는 피눈물을 흘렸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국 수호 집회’를 열고 자신을 붙잡아준 시민들을 보고 민주주의 회복의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다짐을 품었다며, 조 대표는 “국민만 믿고 갔다”고 제2야당으로 거듭난 총선을 돌아봤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전무한 창당 37일 만의 원내 정당 탄생에 감사의 뜻을 전한 조 대표는 혁신당 앞에는 꽃길도 없고 콩고물이나 권력의 부스러기도 없는 가시밭길만 펼쳐져 있다고 짚었다.

 

태풍 속 항로에서 길을 개척하고 뱃머리에서 거센 파도를 뒤집어쓰며 길 찾는 일을 자임한다는 조 대표의 각오다. 원내진입에 성공한 강소정당에서 나아가 진정한 대중정당으로 가겠다며 ‘이기는 정당’과 ‘이끄는 정당’, ‘미래의 희망을 이루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그는 약속했다.

 

특히 “우리는 위성 정당이 아니다”라며 “‘보조재 정당’도 아니다”라고 강조해 주목됐다. 조 대표는 “조국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은 조국 혁신과 정치 혁신을 위해 우리 자신이 세운 원칙에 따라 선거에서 후보를 낼 곳은 내고, 내지 않을 곳은 내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야권의 ‘보조적 역할’만 하라거나 비례대표만 내라는 일부의 조언을 물리친 것으로 풀이되는데, 총선을 앞두고 언급했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구호를 조 대표는 이날 지워버렸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