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검사 탄핵·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등으로 여야 ‘강대강’ 충돌이 잇따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일부 의원들이 이 정국에서 선명성을 뽐내는 데 골몰하고 있다. 당 일각에선 “원내 상황이 최고위원 후보의 선거운동에 사실상 이용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당장 2일 대정부질문 중 ‘정신 나간 국민의힘’ 발언으로 사실상 본회의 파행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이번 국면에서 당원들로부터 ‘점수’를 딴 최고위원 후보로 꼽힌다.

김 의원은 4일 KBS 라디오에서 논란이 된 발언과 관련해 “당원과 지지자들은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들이 많았다”며 “‘절대 국민의힘에 사과해서는 안 된다’, ‘이건 국가 자존심의 문제’란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셨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논평 중 ‘한·미·일 동맹’ 표현에 대해 비판하면서 ‘정신 나갔다’는 말을 한 터다.
그는 최고위원 선거를 염두에 둔 ‘노이즈 마케팅’이냐는 진행자 질문엔 부인하면서도 “사실 최고위원 선거에 국민의힘이 도와준 꼴”이라고 했다. 실제 김 의원은 본인 유튜브 채널·페이스북 등에 문제 발언 관련 영상을 게재하며 사실상 홍보에 활용하는 중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의도적인 건 아니겠지만 김 의원 발언으로 채상병 특검법 처리가 하루 지연되면서 우리 당 원내 전략이 차질을 빚은 셈인데, 김 의원 본인은 득을 보는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런 식의 ‘선거 운동’ 행태는 김 의원에게서만 보이는 게 아니다. 다른 최고위원 후보인 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지명과 관련해 “당장 취소하라”며 각을 세웠다. 한 의원은 민주당 언론개혁TF 단장이다. 그는 “이 후보자는 이명박·박근혜정부 당시, 정부의 MBC 장악 시나리오 실행을 가장 선봉에서 실행한 원조 부역자로 불리기도 했다”며 “이 후보자를 (윤 대통령이) 임명한다면 탄핵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최고위원 선거 출마 선언을 한 이성윤 의원은 민주당 정치검찰 사건조작 특별대책단 소속으로 검사 탄핵 국면에서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중이다. 이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의 공개 반발에 대해 비판하며 추가 검사 탄핵 가능성과 관련해 “검사가 잘못이 있거나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면 당연히 탄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