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4일 여당 사상 최악의 참패를 기록한 4·10 총선의 책임론을 두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방을 벌였다.
원희룡 당대표 후보가 신호탄을 쐈다. 원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더라면 (4·10 총선에서) 이런 참패는 없었을 것”이라며 “대통령과 의견이 달랐더라도 그런 방식으로 충돌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당대표 후보를 저격했다. 원 후보는 “불과 두 달여 전에 크게 실패한 사람에게 또 (당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네거티브, 인신공격은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 하나하나 대응하진 않겠다”면서도 “(총선 당시) 나경원, 원 후보 역시 전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고 윤상현 후보는 인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었다”고 꼬집었다. 상대 후보들을 모두 때리며 자신에게만 총선 패배의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고 반박한 것이다.
나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에게 패배한 원 후보를 물고 늘어졌다. 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원 후보는 이 (전) 대표에 무려 8.67%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며 “적어도 원 후보가 총선 승리를 말할 수 있으려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보여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게다가 원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았다면, 우리 당은 이른바 ‘수직적 당정관계’ 프레임에 갇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 후보는 이 전 대표가 제일 많이 지원유세를 한 지역구는 자신이 당선된 서울 동작을이라며 “이재명을 이겨본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한 후보와 나 후보의 주장을 두고 “인정한다. 그러나 누구 책임이 가장 큰지는 모두 안다”며 “저라면 비대위원 구성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한 후보를 다시 비판했다. 원 후보는 “지난 총선을 되돌아보면 어설픈 아마추어들이 프로 중의 프로들과 맞붙어 참패한 선거”라며 “공천·전략·메시지·정책 뭐 하나 이길 무기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채 상병 특검 대응법, 당정관계 해법을 둘러싼 격론도 이어졌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대통령과 당대표의 갈등으로 당이 분열하면 민주당 탄핵 공세에 또다시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와 두려움이 당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며 한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채 해병 특검 수용 주장은 포퓰리즘”이라며 입장을 철회하라고 했다.
여론조사공정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법안에 대한 선호도는 42.8%, 한 후보가 주장한 안에 대한 선호도는 31.5%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