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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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가방 사과’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했나…한동훈 측 “공적 창구로 해결해야 판단”

김규완 CBS 논설실장,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에 보낸 메시지 편집 공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캠프 총괄상황실장인 신지호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 의사가 담긴 문자메시지를 한 후보가 이른바 ‘읽씹(읽고 무시)했다’는 일부 주장에 ‘사실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반박했다.

 

신 실장은 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우선 한 후보에게 직접 이유를 확인해봐야 한다는 점을 앞세운 후,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대통령과 20년 지기지만 공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부인이 여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에게 어찌 보면 과거 인연의 연장선상에서 이렇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한동훈 후보는 그게 (자기 선에서) 처리되어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같은 방송에서 김 여사가 올해 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후보에게 보낸 메시지를 입수했다며, “고민 끝에 정리해서 전해 드리려고 했다”는 말과 함께 핵심만 담도록 재구성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한동훈 위원장님,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합니다. 몇 번이나 국민들께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를 했다가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습니다. 사과를 하라면 하고 더 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습니다. 한 위원장님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 실장은 “이때가 디올백 문제로 당정 갈등이 굉장히 심하던 1월”이라며, “문제는 이 문자를 보낸 이후에 한동훈 위원장이 이 문자를 우리 흔한 말로 ‘읽씹’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조금 더 저렴한 용어로 ‘쌩까겠다’는 것”이라며 “여사 입장에서 굉장히 모욕을 느꼈다고 이렇게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김 실장의 방송 내용에 신 실장은 대통령실과 당의 공적인 창구가 있고 이를 거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당시 한 후보가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 후보가 개인적으로 사과 여부를 결정할 게 아니라는 얘기다. 비슷한 맥락에서 명품 가방 관련 문제 사과는 여당의 비대위원장 동의를 얻고 나서 하는 건 아니라는 자기만의 ‘원론적인 입장’도 신 실장은 함께 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