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서울까지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던 ‘워킹맘’이 임산부 시절 매일 아침 마주한 버스 기사가 건넨 배려를 알려 화제다. 자신을 대신해 승객들에게 좌석 양보를 부탁해준 덕에 무거운 몸이었지만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 2일 온라인에 올라온 ‘버스 기사님께 사례, 오지랖일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갈무리돼 퍼졌다. 해당 글에는 지난해 12월 쌍둥이의 엄마가 된 A씨가 자신을 배려해 준 기사님에 대한 감사 인사가 담겼다. A씨는 “지난해 7월, 부푼 배를 안고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1시간 30분 거리를 광역버스를 타고 출퇴근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임신 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내가 임산부 배지를 못 볼 수도 있으니 차라리 앉지 말자’고 생각하고 임산부 배려석은 꼭 비워뒀고, 일반석이어도 차량이 만석일 경우 양보해주곤 했다”며 “그렇다고 다른 분들께 제 자리 양보를 바란 적은 없다. 그런데 생각보다 임산부 배려석을 양보받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더라”라고 적었다.
이어 “광역버스 맨 앞줄 2~4자리는 핑크색 임산부 배려석으로 지정돼 있는데 광역버스는 다들 맨 앞자리를 선호해서 (임산부 배려석에) 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A씨가 버스에 탈 때 앞자리가 꼭 하나씩 비어있어서 의아했다고 한다. A씨는 “알고 보니 기사님이 승객들에게 ‘앞쪽에 앉아 계신 분, 죄송하지만 여기 임산부 탈 거라 자리 좀 옮겨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양해를 구하셨다”며 “줄에서 좀 뒤쪽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도 버스 정차하면서 쓱 훑으시며 저를 먼저 찾으신 다음, 저를 보면 앞쪽 승객분께 (양해) 말씀하고 계셨다”고 전했다.
매번 이 정류장에 정차할 때마다 A씨가 기다리고 있는 지를 확인하고 배려한 것이다. A씨는 “휴직에 들어가기 전에 버스 기사님에게 편지와 사례를 하려고 했으나, 배가 갑자기 많이 불러 오면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며 “근무하자마자 일주일도 되지 않아 조산해 감사인사를 건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른둥이 육아에 치이고 보니 벌써 반년이 흘렀는데, 버스 회사 통해서라도 기사님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크진 않아도 작게나마 마음을 표현하는 게 오지랖인가요? 임신 기간 중 유일하게 배려받은 경험이라 저에겐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다”고 전했다.